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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국민회의 지도위의장(’96정치인물:11·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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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국민회의 지도위의장(’96정치인물:11·끝)

입력
1996.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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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벽 도전’ 회심의 꽃놀이패/총선후 조심스런 DJ공격/대권주자든 당권이든 뉴리더 부상 절호의 기회/바닥인기·세 약화가 걸림돌「30년 정치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은 올 한해를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올 한해동안 「만년 2인자」에서 「대선후보」가 되기위해 준비를 해왔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김의장의 대권도전은 곧바로 김대중 총재에 대한 정면도전을 의미한다. 그는 『한국정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검증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김총재에 대한 도전이 곧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정치경륜이나 자질면에서 양김씨 못지않지만 그들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김의장은 29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3선개헌반대, 유신반대투쟁,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투옥 등 누구못지않게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는 84년의 민추협 발족과 신민당 창당은 양김씨의 작품으로 알려져있지만 자신이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의장의 대권도전을 사면초가속에서 선택한 「생존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4·11총선전만해도 DJ의 킹메이커를 자임했던 그가 구시대정치인으로 낙인찍혀 세대교체바람에 휩쓸릴 위기에 처하자, 이를 극복하고 「DJ이후 당권」을 노린 전략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부산 정치학회에서 당내경선과 민주화 주장으로 시작된 김의장의 「반DJ」공세는 김총재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강온을 조절하며 수위를 높여왔다. 최근에는 「반DJP」전선의 선두주자로 자신을 야권의 「제3후보」로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이로 인해 김총재로부터 경선을 보장받았지만 지난달이후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DJP단일화」기류속에 묻혀버리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김의장은 그동안 반DJ노선을 외치며 특강정치를 활발히 하는 등 나름대로 세확보에 나섰지만 그의 대중인기도는 여전히 밑바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2%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가 야권의 대권주자로 무게를 싣기위해선 「밀실시대의 구시대 정치인」 등 그에게 따라붙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고, 취약한 당내기반을 제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97대선과 김상현/DJ 뛰어넘는 정치신화 이룩할까

김상현 지도위의장은 매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자택근처 성당에서 미사를 올린다. 내년 9월1일이면 꼭 10년째되는 날이어서 그날 대대적인 자축기념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김의장의 기념식이 대권가도를 향한 「화려한」행사가 될지, 「조촐한」행사로 그칠지는 내년 5월 당내경선결과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내년 자신의 선택이 정치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승부처로 삼고 있지만 첩첩산중의 난제를 안고 있다.

김의장은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후보단일화를 이루고 그 여세를 몰아 집권, 정치혁명을 이루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계보원들 뿐이다. 당내인사들은 대부분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으로 보고 있다.

김의장도 「김대중 총재」의 벽이 너무 높고 두텁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정치경륜과 경험, 대중인기도 등에서 김총재와 비교가 안되는데다 당내 지지세력분포면에서도 절대약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70년 신민당 대통령후보경선을 예로 들며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도 있다』고 나름대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의장측은 현재 당내에 김의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고, 외곽조직으로 경선기획팀까지 가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총재가 DJP연합을 해도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DJ불가」여론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어 이변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의장진영은 또 비호남 대의원들중 80%가량이 친DJ계가 아니라는 자체분석까지 내세우고 있다.

김의장은 이와함께 또 당내에서 DJP연합에 반대하는 세력과 연합하고, 외부에서 민주당·통추·재야 등과 야권통합을 주도해 제3후보론 여세를 몰아가 김총재를 압박한다는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 그의 구상이 실현될 것으로 믿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따라서 그에게 97년은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느냐, 아니면 주저 앉느냐의 갈림길에 서게할 것이다.

◎8문 8답/“자민련과 내각제 결합보다 민주세력 대연합 이뤄져야”

―차기대통령의 최우선 덕목은.

『차기 대통령은 21세기를 맞아 국민화합, 남북화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 조화와 통합의 정치지도력을 갖춘 지도자여야 한다. 특히 지역감정의 종속에서 탈피, 국정의 각 분야를 화의 철학에 입각해 운영하고 다양한 인재를 포용해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돼가는 세기말적 상황에서 「사람 사랑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경제난을 해결하는 방안은.

『경제난은 지난 30여년간의 고성장기하의 고비용·저효율구조, 경제력집중, 정부간섭, 부패구조와 문민정부이후 반복되고 있는 정책혼선 등에서 비롯됐다. 더 이상 통제와 계획, 규제에 의한 경제정책으로는 국제화·정보화시대의 경제전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정부주도의 통제경제에서 민간자율 경제로 넘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의 효율성 및 기업효율성 제고, 기업경영 및 소유의 투명성 등 제고, 사교육비 및 부동산가격의 안정화, 금융기관의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한 고비용 구조개선 등이 필요하다』

―통일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옳은가. 향후 대북정책의 방향은.

『오래전부터 대북·통일정책에 대한 발상전환을 위해 민족안보의 개념을 제시해왔다. 대북·통일정책의 준거가 과거의 정권적 이해가 아니라 민족전체의 안전, 평화와 번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안보는 민족공동체의 생존과 공영, 민족경제권 형성을 통한 세계경제에의 적극참여, 동북아 평화구조정착 등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북한의 붕괴를 당연시하거나 바랄게 아니라 북한을 살아있는 실체로 인정하고 점진적인 개혁과 개방화에 적극협력, 북한체제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현행헌법의 대통령 단임제에 대한 견해는.

『현행 대통령제는 87년 민주항쟁의 성과이며 현재도 대다수 국민이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대통령의 단임제가 문제로 지적되고 이를 보완·발전시키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대통령단임제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폐단을 막기 위한 인위적인 조치였다. 따라서 장기집권의 우려가 불식되고 국정운영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살려줄 수 있는 4년중임제와 부통령제의 도입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현정부의 개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영삼정부는 임기 초반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실시하면서 부패공직자의 사정, 공직자 재산공개실시 등 군사정권에서 생각할 수 없었던 개혁업적을 이룩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표적사정의 성격이 짙어갔고 인사문제에 있어서도 부산·경남지역의 인사들만을 중용, PK공화국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통일정책 등 모든 정국운영에서 일관성을 결여했고, 치적으로 자평하는 금융실명제는 최악의 경기침체속에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것은 현 김영삼정부의 국가운영이 장기플랜을 제시못하고 독선적이고 즉흥적이기 때문이다』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전망은.

『단일화가 내각제를 고리로 김종필 자민련총재와의 연합을 의미할 경우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재야세력, 민주당 등과의 민주대연합을 통해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김종필 총재가 과거의 반성속에 합류할 때 명실상부한 야권단일후보가 가능하다. 단일화가 민주정통성을 훼손한 3당 야합처럼 지역연합의 재판이 된다면 정치적 불신감을 심화시킬 것이고, 민주개혁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다』

―당에서는 언제 경선절차를 밟을 것인가.

『내년 1월말에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공식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당헌에 따른 5월 전당대회에서 경선에 참여,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를 도출하겠다』

―여권의 대선후보 선출에 대한 전망은.

『타당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대권 어록/“야 제3후보 내야 정권교체 가능”

◇『4·11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야권분열이었으며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5월13일, 중앙대 강연)

◇『당내의 민주주의도 못하면서 당내 법치주의도 못하면서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정부가 탄생하리라고 기대하는 국민은 없다고 본다』(8월, 한 월간지 인터뷰)

◇『97년 대선에서 야당이 앞장서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개인적, 파벌적 독선에서 벗어나 당내 민주주의를 확보하고 당내 경선을 통해 전국민적 지지를 받는 대권후보의 창출, 바로 이것이야말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의 제1과제다』(10월16일, 고려대 산업정보대학원 특강)

◇『내각제는 패권정치와 지역할거주의를 고착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권력구조개편은 대통령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10월22일, 연세대 산업고위자과정 특강)

◇『제1야당인 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총재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제3후보만이 집권을 창출할 수 있고 민주세력에 의한 대통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내가 제3후보가 되면 민주정통세력에 의한 수평적 정권교체를 기필코 이룩할 것이다』(12월12일, 호남정치학회 강연)<정리=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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