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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에벤에셀 앙상블/문화와 기업의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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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에벤에셀 앙상블/문화와 기업의 ‘밀월’

입력
1996.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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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후 2년간 59차례 공연/장애인·불우이웃을 찾아 노래로 사랑을 전한다문화를 알면 기업은 빛나고, 문화는 풍요로와진다.

패션 전문업체 「신원」이 기업-문화 연계 사업에서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창단됐을 때 주변에서 들리던 수근거림, 『일류 솔리스트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진 단체라, 얼마 안 가 불협화음을 내다 결국은 깨질 거다』

그러나 기우였다. 94년 10월 「신원 에벤에셀 앙상블」이란 이름으로 돛을 올린 이래, 2년여간 펼친 공연이 모두 59차례. 지난 17일 「척수 장애인을 위한 성탄특집 콘서트」, 19일 「불우이웃돕기 송년음악회」로 96년을 마감했다. 이 중 「척수 장애인을 위한 콘서트」는 창단 이래 연말마다 계속 이어 오는 자선행사.

「신원 앙상블」은 성악 중심의 체제다. 금호의 「현악 4중주단」, 참존화장품의 「참존앙상블」 등 기업 연계 음악단체들이 연주 중심이라는 점과 우선 다르다. 중요한 것은 운영상 특징 두 가지. 단원들이 모두 교수라는 점, 공연은 전석 초대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 등이다.

현직 교수니 만큼, 그에 상당하는 대우도 제공하고 있다. 단원은 각각 1년에 2,000 만원 이상의 연봉과 별도의 연구비를 받는다. 교수 초임에 맞먹는 수준이다. 연주회마다 각자 별도의 개런티가 지급되는 현재 관행인 건당 개념과 정면에서 배치된다. 「앙상블」의 연간 예산은 7억으로 과외 경비로는 만만치 않은 액수다.

몇 차례 시도한 성악에서의 새로운 접근 방식 또한 주목받고 있다. 「그리운 금강산」, 「꽃구름 속에」 등 널리 알려진 가곡을 1급 솔리스트들의 화음으로 합창한다. 성악가들에게 특히 강한 솔로 지향적 성향을 되돌아 보자는 의도다. 『최근들어 오페라 스타 제일주의가 더욱 심화해 가는 데 대한 반성』이라고 음악감독 변병철씨가 덧붙였다.

앙상블의 면면은 소프라노에 김인혜·김향란, 메조 소프라노에 장현주, 테너에 강무림·장보철, 바리톤에 변병철, 베이스에 김요한 등 12명의 정상급 성악가들이다.

앙상블의 활동은 기업 홍보 2할, 선교 8할이다. 장로이기도 한 박성철(57) 회장이 회사설립 초창기에 경험한 영적 체험으로부터 모든 것은 비롯됐다는 말이다. 12명의 단원 수도 「12사도」에서 따 왔다.

홍보실장 박광웅씨는 『지금은 기업이 사회에 어떤 이미지를 심느냐는 문제가 곧 기업이윤으로 직결되는 때』라고 말한다.<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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