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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개월 김동진 국방장관(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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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개월 김동진 국방장관(한국인터뷰)

입력
1996.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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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다운 군대 만들겠다”/“신세대 사병 나약하지 않아” 문제는 통솔력/무기구매 투명성 높이고 공비소탕 문제점 교훈집 낼터/한·미 미사일 사정거리 300㎞ 협상 잘될 것강릉무장공비 소탕작전이 한창인 10월에 취임한 김동진 국방장관은 소탕작전의 후유증 수습과 정기국회, 북한의 도발대비 등으로 바쁘게 2개월여를 보냈다. 김장관은 특히 소탕작전의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이른바 「모스크바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장관으로부터 내년 대선을 앞둔 북한의 도발가능성과 우리의 대비태세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대담:임철순 사회부장

―취임직후 무형전력 강화와 군내 기강확립, 군의 사기증진 등을 강조하셨는데 이를 구체화할 방안은 마련했습니까.

『군은 첨단무기 등 유형전력이 아무리 강해도 무형전력의 뒷받침이 없으면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무형전력을 높이는데는 사기와 군기가 중요합니다. 준법정신을 생활화하고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초급간부의 지휘권을 최대한 보장해 줄 생각입니다』

―국방부는 최근 무기구매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제도를 개선한 취지는 좋지만 담당자들의 의식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제도개선은 그동안 지적된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한 것입니다. 제도개선이 유형전력이라면 담당자들의 의식은 무형전력으로 비유할 수 있겠지요. 무기구매와 관련한 비리문제로 국민의 심판대에 오르는 일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10% 추가전력 창출

―매년 14조 안팎의 국방예산중 70%가 넘는 돈이 운영유지비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군경영에도 혁신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경직경비가 전체 예산의 70% 이상 차지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에 동의합니다. 조만간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강조하는 지휘서신을 전지휘관들에게 내려보낼 계획입니다. 그러나 국방에 관한한 경쟁력 10%높이기 운동은 예산절감이라는 의미보다는 10% 추가전력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호전적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상황을 생각할 때 국방예산의 감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의 피땀으로 모아진 국방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최대한의 전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내년 대선 혼란기를 틈탄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대비책은 무엇입니까.

『북한군은 현재 동계훈련중인데 아직까지 휴전선일대에서 도발의 징후를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강릉무장공비 침투사태에서 확인됐듯이 북한의 대남전략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꾸준히 증강시키고 있습니다. 현전력은 우리에 비해 양적으로는 약 2배, 무기별 가중치로는 약 1.3배에 이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북한의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정거리 1,000㎞의 노동1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사일개발은 한미각서에 의해 제한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노동1호 미사일에 대한 시험발사를 마치고 내년 이후에는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위협에 대비해 국방부는 24시간 북한의 위협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능면에서 북한보다 우수한 현무미사일(NHK―II)을 확보했습니다. 한미양국은 최근 회담에서 군사미사일의 사정거리를 300㎞로 상향조정할 필요성은 인식했으나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서 추가협의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잘 될 것으로 봅니다』

―11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등에서 연합대잠훈련 등을 강화키로 했는데 구체적 일정은 결정됐습니까. 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 가능성은 있습니까.

『연합 대잠수함훈련을 2차례(8월, 10월) 실시하고 4월중 연합 대잠준비태세 측정훈련을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잠수함 대 잠수함훈련을 분기별로 1차례씩 실시할 계획입니다. 잠수함 뿐만 아니라 저속저공기(AN―2)를 통한 공중침투에 대비한 훈련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추가적으로 훈련의 필요성이 있으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조할 방침입니다. 팀 스피리트훈련은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검토해서 내년초 미국과 협의할 계획입니다』

―군사외교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군사외교는 앞으로 어떻게 확대됩니까.

『군사외교의 제1목적은 북한의 대남도발 억제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주변을 둘러싼 안보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군사외교정책의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이같은 차원에서 사회주의국가의 맹주였던 러시아를 11월에 방문해 군사협력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중국군사대표단이 방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방부 정책담당자들이 유럽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우리의 군사외교활동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입니다』

―군에서는 강릉무장공비소탕작전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군의 대비태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우선 무장공비침투를 사전에 막지 못하고 작전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여러가지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대남전략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알려줘 좋은 안보교육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작전기간에 군도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예컨대 비상식량 하나만 해도 뜨거운 물을 넣어 먹도록 만들었는데 실제 매복중 뜨거운 물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장비에서부터 작전까지 모든 문제점과 개선책을 정리, 교훈집으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입니다』

―이번 작전을 계기로 신세대사병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장관께서는 신세대사병들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저는 신세대니 X세대니 하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군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이들에 대해 저는 지극히 희망적이고 낙관적입니다. 우선 그들은 사고가 명랑하고 창의적입니다. 의견을 솔직히 개진하고 교육수준도 뛰어납니다. 많은 분들이 요즘 젊은이들을 나약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공비소탕작전에서 직접 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임무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면 아주 잘합니다. 이들을 통솔하기 위해서는 지휘관들이 「군대니까 무조건 하라」는 식의 사고방식부터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휘관 솔선이 중요

―장관을 강성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스스로 강성이라고 생각합니까.

『글쎄요. 아마 제가 평소에 잘 웃지 않고 말을 할 때도 억양이 강해서 그런 인상을 갖는가 봅니다. 그리고 30여년간 군생활을 하면서 잘못된 것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당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그러나 강성은 아닙니다』

―장관으로서 재임중에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국방장관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휘관들의 솔선수범이 중요합니다. 저 스스로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군에 대한 지적은 적극 수용할 방침입니다. 다만 군이 잘하는 부분도 칭찬을 아끼지 말았으면 합니다』<정리=송용회 기자>

□약력

▲38년 서울 출생

▲57년 경복고 졸

▲61년 육사졸(17기)

▲81년 한·미연합사 전략기획처장

▲82년 국방장관 보좌관

▲85년 1사단장

▲87년 국방부 정책기획관

▲89년 제5군단장

▲91년 국방부 정책실장·한미연합사 부사령관

▲93년 육군참모총장

▲94년 합참의장

▲96년 10월18일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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