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다니며 뒷바라지… 아내 공” 수석 황승화씨/두차례 제적 11년만에 대학 졸업최고령 박구진씨/운동권 백여명 합격… 주경야독 중졸출신도20일 발표된 제38회 사법시험은 화제가 많다. 가정을 가진 「아빠남편」이 수석을,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이 최고령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또 운동권 출신 1백여명이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고 고학도가 주경야독을 일궜다.
수석합격한 황승화(28)씨는 아내 최은미(27)씨에게 영광을 돌렸다. 4월에 결혼한 황씨는 직장을 다니며 뒷바라지한 아내의 공을 내세웠다. 최고령합격자 박구진(43)씨는 부인 김봉립(41)씨와 초등학생 2명 등 3남매를 둔 가장. 73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하다 두차례 제적된 끝에 11년만인 84년 졸업했다. 부동산업도 했고 선배인 이상수 의원 변호사사무실에서 일도 했다. 박씨는 누구보다 자신있는 노동관계 전문변호사가 될 계획이다.
최고령으로 합격한 박씨와 「동료」인 운동권학생들이 1백여명 포함된 것도 화제. 89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문광명(30)씨, 삼민투사건으로 수감됐던 고려대출신의 이재화(33)씨, 85년 「깃발」사건으로 구속됐던 서울대 황인상(36)씨, 80년대의 서울대출신 노동운동가 김주현(34) 윤영규(33)씨 등이 「운동권 법조인」의 전형을 이뤄갈 전망이다.
중졸학력으로 행상 등을 전전하다 주경야독 끝에 합격한 전직 8급공무원 김동구(33)씨의 인간승리도 눈에 띈다. 김씨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 검정고시로 야간대학을 다니며 고시를 준비, 「비슷한 처지의 이웃을 돕고 싶다」는 바람을 꽃피웠다.
최연소합격자 최경희(21·서울대 공법4)씨는 75년 2월28일생인 전형적 신세대. 아직은 친구들과 당구치고 전자오락을 하는 것이 더 마음에 끌린다고 했다. 최씨는 『대학때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영수 문화체육부장관의 아들인 김재훈(25·서울대 법대대학원 1)씨는 「2세대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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