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활동 국제적십자위원회도 중재나서페루 리마의 일본대사관저 인질사건이 나흘째를 맞은 20일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측과 페루정부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페루정부와 게릴라측은 현재 직접 만나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를 중간에 내세워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는 간접협상을 벌이고 있다.
페루정부와 게릴라의 입장을 상호 전달해 주는 중재자는 현재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인질로 잡혀있던 캐나다 독일 베네수엘라 대사 등 외교관들이다. 게릴라들은 18일 이들 외교관을 중재자로 선정, 대사관저 밖으로 내보내 자신들의 주장을 페루정부측에 전달했다.
페루정부도 이들을 통해 정부입장을 밝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들은 인질이면서도 중재자로 변신했다.
중재자들로부터 게릴라측의 요구조건을 전해들은 페루정부는 19일 도밍고 팔레르모 교육장관을 협상대표로 임명하는 한편 인질외교관들을 정부공식 협상창구로 인정했다. 페루정부는 이 창구를 이용, 이미 두차례 협상을 가졌다.
중재역할을 맡은 이들 외교관은 페루정부와 게릴라측 뿐만 아니라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MRTA 지도자 빅토르 폴라이와도 접촉, 그의 의사를 게릴라들과 정부측에 전달하는 임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또 다른 협상창구는 인질사건 발생직후 부상자를 치료하고 대사관저로 음식물과 약품을 제공하는 등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국제적십자사(ICRC)다. ICRC 대변인은 19일 『우리는 페루정부와 MRTA 양측과 접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립적인 중재역할을 맡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페루정부도 ICRC의 중재활동을 인정해 미첼 미니가 페루 ICRC 총재를 협상의 비공식 중재자로 임명했다. ICRC는 이날 MRTA 게릴라측으로부터 건네받은 문서를 페루정부에 전달,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개시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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