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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톰슨 인수 난항에도 속으론 미소/세계 언론 집중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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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톰슨 인수 난항에도 속으론 미소/세계 언론 집중조명

입력
199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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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광고효과대우전자의 톰슨인수계획은 무산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 문제가 세계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대우그룹이 기대밖의 부수효과를 거두어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톰슨인수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 대우전자의 분위기가 결코 밝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톰슨 인수여부는 결과를 두고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의 중간결산으로는 톰슨 인수와 관련한 그동안의 진행상황이 수천억원을 쏟아도 얻기 힘든 광고효과와 이미지제고효과를 거두었다는 판단이다.

10월16일 프랑스정부가 톰슨 인수업체로 대우전자와 손을 잡은 라가르데르그룹을 선정하면서부터 세계 각국은 고래를 삼킨 동양의 조그만 새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유수 언론이 대우전자를 집중조명한 것만도 수십차례. 특히 프랑스의 자존심을 들먹이며 흥분한 프랑스언론들이 이 문제를 연일 대서특필하면서 대우전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프랑스 일부 보수성향의 언론이 대우전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도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동양의 작은 기업, 세계를 향한다」라는 제목으로 대우의 공격경영을 소개했다. 「세계 경영」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대우가 세계 언론에 대대적으로 거론된 것은 창사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유럽지역에만도 매년 1억달러를 쏟아붓는 광고를 통해 얻기 힘든 기업홍보효과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단 2개월만에 얻은 셈이다.

광고업계 한 종사자는 『세계 유수언론이 대우를 취급하면서 톰슨을 인수하려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묘사해 세계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엄청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우전자가 인수키로 했던 톰슨멀티미디어는 미국 컬러TV시장 1위의 RCA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유럽시장에서는 2위, 세계적으로는 4대 가전업체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대우전자는 스스로 표현하는 것처럼 세계 34위의 난쟁이기업이다. 따라서 톰슨 인수여부와는 관계없이 톰슨을 인수할 정도의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취급받게 됐다.

대우전자 한 관계자는 『톰슨인수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미지 제고에 성공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우 브랜드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뀜에 따라 「저가제품」으로만 인식돼온 대우전자 제품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받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와함께 해외에서의 판매량도 증가, 해외영업본부측은 겉으로 표현은 못하지만 환호를 지르고 있다. 대우전자 해외영업담당자는 『프랑스를 비롯 유럽지역에서 대우 가전제품 판매량이 톰슨 인수계획 발표 직후부터 10%이상 늘어났다』며 『이 추세는 프랑스정부가 톰슨 매각을 연기한다고 발표한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시장에 진출해있는 대우자동차도 덩달아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측은 이와함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김우중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된 것도 톰슨 인수사업이 어느정도 일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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