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200명 대부분 중산층·대학교육 받아「게릴라」라면 옷차림도 꾀죄죄하고 무기도 변변하게 갖추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페루 리마 일본대사관저에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들은 페루정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최첨단 투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교육을 받은 200여명의 MRTA핵심조직원들은 특히 통신 컴퓨터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때로 텔레비전 방송의 음성대역에 침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보내곤 한다. 전성기였던 80년대에는 대통령 연설방송을 중단시키고 자신들의 성명서를 방송하기도 했다. 기관지 「반군의 소리(Voz Rebelde)」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하는가 하면 컴퓨터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사관저에 난입한 18일 이후부터 인터넷 뉴스그룹에 글을 띄워 자신들의 정당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이 글은 교도소에서 단식투쟁중인 게릴라들의 편지를 소개하면서 『고문과 구타 등 비인간적인 대우로 동료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MRTA는 무장도 첨단이다. 일본대사관저내의 게릴라들은 자동소총 수류탄은 물론 로켓포와 고성능 폭약까지 갖추고 경찰과 맞서고 있다. 고학력 집단답게 이들은 또 선무공작에도 능하다. 정부로부터 탈취한 식량을 빈민들에게 나눠주고 잔치를 열어 지지세력을 넓혔다. 테러전문가 길레르모 손다이크씨는 『페루인들 사이에 MRTA는 「낭만적이고 친절하며 신사적인 게릴라」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 역시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살인이나 죽음을 꺼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게릴라들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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