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인사 대거 입각 특징/대선체제 당정개편은 해 넘겨장관급 10명을 교체한 「12·20개각」은 개편의 범위로 보아서는 중폭에 해당하지만 정치적 의미로는 「소폭개각」이라고 볼 수 있다. 총리 당대표 청와대비서실장 안기부장 등 당정의 주요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실무적 의미의 인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내년의 15대 대선을 겨냥한 여권의 대선체제를 위한 당정개편은 해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24명의 내각 구성원중 이날 바뀐 8명을 포함하면 올들어서만 모두 15명이 교체된 셈이어서 지난해말 출범한 이수성 총리체제의 내각은 지난 1년동안 사실상 면모일신을 한 셈이다.
따라서 이날 개각은 이총리 체제의 골격을 유지한채 초대 OECD대사의 임명을 계기로 일부 경제·안보 및 사회부처를 보완한 보각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당초 김영삼 대통령은 OECD대사를 임명하는 수준으로 그치려고 했으나 『몇몇 부처에는 매너리즘에 빠지는 등 침체된 분위기에 싸여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입각한지 2년이 넘는 장관을 교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이와관련, 『이날 개각은 전면개각을 하지 않으면서도 내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장기근속한 장관들을 교체하느라 처음보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인사의 특징은 신한국당의 인사가 대거 내각에 들어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미 한승수 경제부총리 김우석 내무·손학규 보건복지·신상우 해양·김윤덕 정무2장관 등 당출신 인사 5명이 포진하고 있는데다 정시채 농림·강현욱 환경·김한규 총무처·신경식 정무1장관 등 4명이 가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내년의 대사를 앞두고 당의 사기를 진작시킴과 동시에 대통령으로서 당에다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가급적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줄이려고 노력했던 흔적이 엿보인다. 김대통령은 현정부출범 첫해인 93년에 이회창 내각, 94년에는 이홍구 내각, 95년에는 이수성 내각 등 연말때면 예외없이 총리경질을 포함한 전면적인 당정개편을 해왔다. 하지만 대권논의 자제를 당부하면서 가급적 대선정국을 늦추려는 김대통령으로서는 이번에 전면개각을 단행할 경우 대선정국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같다. 때문에 이수성 총리와 이홍구 대표를 포함한 당정과 청와대참모진의 대대적인 개편은 일단 취임 4주년을 맞는 내년 2월 하순으로 미뤄졌다고 볼 수 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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