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현대냐 「투지」의 대우냐.올들어 해외건설시장의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해외건설수주 1위」자리를 놓고 연말 대혈전을 벌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8일 현재 대우건설은 26억1,987만5,000달러(19건) 규모의 해외공사를 계약, 25억5,774만달러(22건)를 수주한 현대건설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대우는 올 상반기에도 인도 코르바이스트발전소(14억달러), 파키스탄 라호르∼이슬라마바드 고속도로(2억300만달러) 등 굵직굵직한 공사를 수주하면서 「업계 선두」를 자부해오던 현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의 반격도 전광석화처럼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이튿날인 19일 그룹물량 2건과 싱가포르 콘도공사 등 6억3,000만여달러어치를 전격 계약, 수주고를 31억9,000만달러까지 끌어올리면서 순식간에 1위자리를 탈환한 것. 이날 현대가 수주한 물량 덕분에 국내업계의 해외건설수주는 총 176건에 100억163만달러로 집계돼 83년이후 13년만에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상황이 일순간에 역전되자 대우측도 『수주고를 올려놓을 물량은 우리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니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달라』며 와신상담하고 있어 선두차지를 위한 막판접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물론 양측의 경쟁 외에 또 다른 변수가 있기는 하다. 20일 현재 수주고 10억3,788만8,000달러를 기록, 3위를 달리고 있는 동아건설이 리비아대수로 3단계공사(약 50억달러)를 수주할 경우 순위는 완전히 뒤집어진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이처럼 수위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업체들간에 덤핑계약이나 가계약으로 수주물량을 늘리는 등 과도한 경쟁이 빚어질 우려도 크다』며 『국가경제 차원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선두다툼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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