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이 대사 무사” 알려와페루 리마 일본대사관저에 인질로 잡혀있는 페루미쓰비시(삼릉)상사 이명호(32) 부사장은 재일동포 사회에 엘리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저명한 재일사학자인 와코(화광)대 이진희(67) 교수의 아들로 명문 게이오(경응)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가 유창한 그는 89년 미쓰비시에 입사, 업무부에서 해외지점을 통괄하는 일을 하다 94년 7월10일 페루에 부임했다. 3년전 결혼한 재일동포 부인과 함께 리마에서 생활하다 부인만 출산을 위해 일본으로 귀국, 6월 딸을 낳았다.
대학 4년때 민단이 주최하는 서울춘계한국학교에 다녀온 뒤 재일동포 청년모임과 공부회 등을 조직, 리더역을 맡는 등 민족의식이 투철한 인재로 꼽혀왔다.
아버지 이교수와 미쓰비시측에 따르면 18일 하오 3시께 이씨가 몰래 휴대전화로 도쿄(동경)본사에 전화, 상황을 전한 뒤 『한국대사도 인질이 됐는데 무사하다』고 이원영 대사의 안부를 외부에 처음으로 알렸다. 이씨는 페루 해군사령관이 탈출한 뒤 전화가 끊어졌는데 이는 게릴라들에게 전화기를 빼앗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와코대 교수숙소에 있는 가족들은 『어젯밤을 꼬박 샜다』며 『무사히 풀려나기를 기원하며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애타는 심정을 밝혔다.
페루미쓰비시상사는 동 아연 등 비철금속과 커피를 수입하고 자동차를 수출하는 업무를 주로 해왔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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