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감성’ 찾을순 없지만/록의 토착화 노력 배울만조선족 3세 최건의 세번째 앨범 「홍기하적단」이 발매됐다(EMI). 구소련의 빅토르 최와 함께 공산권 개혁시기에 저항의 음악을 전파, 중국 록음악의 혁명가로 불리는 그가 94년 발표한 작품이다.
이번 앨범에는 93년 그가 다른 뮤지션들과 출연한 영화 「북경잡종」에 수록됐던 「마지막 원망」 「뻬이징 스토리」 「관용」 등이 실려있다. 자유를 갈망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그의 가사는 새 앨범에서도 일관된다. 타이틀곡 「홍기하적단」에서 그는 「갑작스런 개방, 이제 기회는 왔다/ 하지만 뭘해야 할 지 모른다/ 붉은 깃발은 휘날린다. 방향도 없이/ 혁명은 아직도 계속되고…」라며 불안한 중국사회를 노래한다.
홍콩 인기가수들의 팝에서 어색하게 들리던 중국어가 오히려 더욱 안 어울릴 듯한 록음악에서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서양의 록 음악을 제대로 토착화한 그의 노력때문인 듯하다. 중국 전통의 피리와 북 날라리 등의 소리를 전면에 내세운 음악적 배치에서도 그의 의도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색소폰과 트럼펫을 가미한 록음악도 새롭게 들린다.
동포가수로서의 호기심은 많지만 그의 실제 인기는 음반시장에서 입증되지 않는다. 낯선 록음악에 관대하지 않은 팬들의 속성에다 기대만큼 한국적인 감성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적인 록을 추구하려는 밴드들에게는 좋은 모범이 될만하다.<이윤정 기자>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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