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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즈평론가 소에지마 데루토씨(NC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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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즈평론가 소에지마 데루토씨(NC가 만난 사람)

입력
1996.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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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속에 잠재된 ‘재즈적 요소’에 매료일본 최고의 재즈 평론가 소에지마 데루토(부도휘인·65)씨가 왔다. 다섯번째의 한국행. 90년대 한국을 들끓게 한 재즈 바람을 그는 체감하고 싶다. 한국의 재즈를 일본의 재즈보다 더 높게 쳐 왔던 그로서는 뒤늦은 감마저 드는 한국행이다.

강태환―사토 마사히코의 두번째 협연작 「아시아의 정신(Asian Spirit)」의 한국 발매가 이번 방한 최대의 현안이다. 한·일 두나라 최고의 프리 재즈 뮤지션이 함께 만든 음반에 대한 한국의 현장 반응이 무엇보다 궁금했다. 또 강태환과 민속 타악주자 박재천이 듀오로 벌이는 「프리 뮤직」 콘서트도 보고 싶다. 온 김에 한국의 관련 음반업계도 쭉 둘러 볼 계획이다.

지금 한국에서 재즈란 일반에게 「오락 연예물」로서만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한국통」이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한국 재즈에, 가장 큰 가능성이 걸려 있다는 사실 또한 노련한 평론가는 진작부터 꿰뚫어 보고 있었다.

구미의 재즈 동향을 손금보듯 훤히 알고 있는 그는 『구미, 특히 유럽은 아시아 재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며 말문을 연다. 『10년 전에는 일본 재즈가 그곳서 별도 취급됐지만, 내가 볼 때 이제는 한국의 재즈다』. 특히 한국 재즈 뮤지션들의 테크닉은 세계 최고라고 말한다.

어찌 기교뿐이랴. 84년 강태환 트리오(강태환·김대환·최선배)가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일본서 함께 공연하는 것을 본 것이 한국의 재즈에 대해 처음으로 눈 뜬 계기였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의 「재즈」라기 보다, 한국인에게 생득적으로 내재된 풍성한 「재즈적 자원」에 그는 매료됐다.

이것은 자기 나라의 전통 음악에서는 재즈적 감각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는 곤혹스런 발견 때문이기도 했다. 『일본의 음악은 너무나 닫혀있다』고 그는 말한다. 폐쇄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재즈 평론가로서 한국 재즈 뮤지션을 일본에 소개해 온 유일한 인물. 덕택에 강태환 박성연씨는 일본땅에 낯설지 않은 우리 재즈 뮤지션이다. 특히 강태환씨에 대한 그의 관심은 유별나다. 그는 독일, 러시아 등지의 재즈 페스티벌에 틈나는대로 강태환 소리를 알리려 애써왔다. 앞으로는 김대환(타악) 최선배(트럼펫) 박재천(민속 타악) 등도 기회 닿는대로 세계 무대에 소개하고 싶어한다. 현재 아사히신문의 고정 재즈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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