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포 등 중무장 “처형” 협박 계속/적십자의사 “살해된 사람 아직없다”/당초 후지모리 겨냥… 출장늦어 화 면해/후지모리동생·특수경찰대장 등 줄줄이 억류페루 수도 리마의 일본대사관저에서 외교관 등 490여명을 인질로 잡고있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들은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협박하며 경찰과 사흘째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페루 주재 일본 대사관저에 붙잡혀 있는 각국 대사 등 490여명의 인질들은 게릴라들의 처형 협박에도 불구, 평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건강한 모습이라고 국제적십자위원회 소속 의사인 마르크 코르탈이 19일 밝혔다.
인질들을 위해 물과 의약품 샌드위치 등을 전달한 그는 아직까지 인질중 어느 누구도 살해되지 않았으며 특히 인질들이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인질중 일본인 및 일본계는 모두 120명이며 미국 해외공보처(USIA)직원 4명 등 7명의 미국인도 포함돼 있다. 페루 경찰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의 남동생 페드로 후지모리를 비롯 대테러 특수경찰대장 막시모 리베라 장군과 길레르모 보비오 국가안보국장도 인질로 붙잡혀있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 총리는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첫 대책회의에서 인명을 최우선으로 존중해 평화적 수단으로 사건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시모토 총리는 『인질중 외국 요인들이 많이 있다』며 『폐루정부가 인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최우선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륙) 관방장관은 『이번 사건은 1차적으로 폐루 정부의 문제이나 대사관저는 일본의 주권이 미치는 곳』이라며 『페루정부가 대사관저에서 어떤 행위를 할 때는 일본의 양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아키히토(명인) 일왕 생일 축하연과 관련된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게릴라들은 이날 MRTA지도부 명의의 성명서를 AFP통신에 전달,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일본외교관들을 우선적으로 살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게릴라들은 『후지모리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인권탄압으로 페루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일본이 그를 지원하고 부당한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루 정부의 한 소식통은 당초 게릴라들이 후지모리 대통령을 인질로 잡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후지모리 대통령이 파티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출장에서 예정보다 늦게 돌아온 덕에 화를 면했다고 말했다.
게릴라들은 자신들이 석방한 부녀자중에 후지모리 대통령의 어머니 마쓰에 이노모토 여사가 포함돼 있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현장에서 풀려난 한 일본인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마쓰에 여사에게 신분을 노출하지 말도록 얘기해 줬으며 일본말로만 대화했다』고 말했다.
○…미주기구(OAS)는 이날 페루 인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긴급회의를 가졌으며 브라질은 페루 인질 사태 협상을 위해 특별 대표단을 리마에 급파했다. 클라우스 킨켈 독일 외무장관은 페루에 독일 연방경찰의 지원을 제안했으며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 사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도 인질극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인질들을 모두 안전하게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리마=조재용·도쿄=신윤석 특파원>리마=조재용·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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