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욕설… ‘그 여에 그 야’/자민련 “강행땐 막지않겠다” 방향선회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8일 국회는 안기부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신한국당은 본회의 처리강행을 위해 국회의장실과 63빌딩 음식점에 「억류」된 김수한 의장과 오세응 부의장 빼내기를 파상적으로 시도했으며 국민회의는 봉쇄조 등을 편성, 이를 극력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 및 보좌진·비서진간에 드잡이 등 심한 몸싸움과 함께 욕설이 오갔으며, 심야까지 밀고 밀리는 공방이 계속됐다. 한편 자민련은 새해 임시국회를 통한 법안처리를 요구하면서도 신한국당의 강행처리를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겠다는 중간입장을 취했다.
○…신한국당은 밤 9시30분 4번째 의원총회를 갖고 소속의원들을 2개조로 나눠 의장실과 63빌딩에 전격 투입했다. 의장실로 진입한 50여명의 의원들은 서청원 총무의 지휘에 따라 김의장을 빼내려 했지만 저지조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총무의 『빨리 의장님 모시고 나와』라는 독려에 의원들이 저지조를 밀치고 의장쪽으로 접근을 시도했으나 한영애 조홍규 의원 등 저지조가 『피를 보고 데려 가려면 가라』 『우리는 아스팔트에서 30여년간 싸워온 사람이다. 이대로 당할순 없다』라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한편 63빌딩 음식점에 억류된 오부의장을 빼내기 위해 투입된 50여명의 신한국당 의원들은 한때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저지조를 밀어내고 오부의장을 구출하는듯 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에서 원군을 급파하는 바람에 오부의장 구출에는 실패했다.
○…여야대치는 법사위에서부터 시작됐다. 법사위는 이날 상오 10시 회의를 열어 안기부법을 일반안건과 함께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국민회의 소속 의원 30여명이 강재섭 위원장의 회의장 진입을 원천봉쇄하는 바람에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6개 저지조를 편성, 안기부법 강행처리 입체봉쇄 작전을 펼친 국민회의는 특히 「저지의 명수」란 별명이 붙은 조홍규 의원을 조순형 의원 대신 법사위에 긴급 투입, 물샐틈 없는 방어막을 형성했다.
○…이에앞서 3당은 상하오에 걸쳐 당무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잇달아 갖고 내부단속과 당력집중에 온힘을 기울였다. 신한국당은 고위당직자회의와 당무회의에서 안기부법 회기내 처리 당론을 재확인한데 이어 하오에는 전례없는 완전비공개 의총을 가졌다. 당지도부는 소속의원들에게 밤 12시까지 국회본청을 떠나지 말것을 지시하는 한편 국민회의 저지조에 맞대응할 5개 「통과조」를 편성했다.
상오 당무회의를 통해 안기부법 개정안처리 비반대 의견을 모았으나 하오 의총에서 다시 방향을 선회, 특유의 줄타기를 재연한 자민련은 새해 임시국회에서 안기부법을 처리하자면서도 신한국당이 처리를 강행할 경우 굳이 저지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최종입장을 정리했다.<홍희곤·권혁범 기자>홍희곤·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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