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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로 고교생활 ‘유종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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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로 고교생활 ‘유종의 미’

입력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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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고3 학생들 장애인시설 등 찾기 잇달아/“생활기록부 의식 아닌 봉사 자체를 위한 참여”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하루 외출하기를 엮어주는 「장애인 먼저 실천 중앙협의회」에는 고3 학생 24명이 최근 자원봉사를 지원했으며 중증복합장애아동을 위한 시설인 암사재활원에도 이달 들어 고3 학생 6명이 정기적으로 자원방문을 시작했다. 이밖에 다른 사회복지시설에도 고3 학생들의 문의와 방문이 잦다.

자원봉사활동상황이 생활기록부에 오르게 된 후로 중·고등학생들이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것은 도리어 시설쪽에서 몸살을 앓을 정도로 많아졌지만 요즘 고3 학생들의 참여는 생활기록부를 의식한 그런 봉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봉사활동확인서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자원봉사 그 자체를 하기 위한 것이다.

류은영(창덕여고 3)양은 특차지원으로 입학할 대학을 확정한 뒤 12일부터 암사재활원에 나가 장애아동을 목욕시키고 옷입히는 일을 돕고 있다. 김균태(정읍 대영고3)군은 본고사를 앞둔 15일 장애아동시설인 「사랑의 집」을 돕는 하루찻집을 열었다. 올해 초 친구들과 동아리까지 만들어 이 시설에서 꾸준히 자원봉사를 해온 김군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고3이냐, 아니냐는 구분이 필요없다』는 열성파. 최모(S고 3년)군은 3일 친구 한명과 함께 휠체어를 밀고 남산에서 명동까지 장애인 외출시키기에 참가했다. 『수능시험을 못 봐서 스스로를 돌아보자고 시작했는데 우리사회가 장애인을 이용은 해도 그들 말에 귀 기울이지는 않는 것을 보고 그들 편에 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생」봉사자로 나설 뜻을 비쳤다.

이같은 고3 학생들의 참가에 「장애인 먼저 실천 중앙협의회」 공준익 간사(38)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고무된 표정이다. 공씨는 『시험도 끝난 마당에 억지로 들어야 하는 수업을 빼먹고 싶어서 자원봉사를 한다는 극단적인 비판론도 있지만 학교에 몇시간 있게 하기보다는 자원봉사활동을 수업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자원봉사를 신청한 김지영(홍대부속여고 3)양 역시 『교실에 억지로 앉아 있는 것보다는 거리 청소나 양로원 청소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암사재활원의 김세용(44) 원장은 『미숙한 자원봉사학생들을 안내하고 돌보는 게 오히려 더 일이 될 때도 있지만 어릴 때의 경험일수록 깊게 각인되어 이들이 언젠가는 사회복지시설의 후원자가 되리라는 마음에서 반긴다』고 들려준다. 김원장은 다만 고3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으면 자원봉사자 5계명은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꾸준히 할 각오로 시작하라 ▲사회복지시설이 요구하는 일과 시간을 따르라 ▲친구끼리 몰려다니지 말라 ▲힘들면 이야기하고 모르면 물어라 ▲장애는 전염병이 아니므로 같이 보내는 것을 겁내지도 말고 장애문제를 잘 아는 듯이 장애인을 정상인처럼 대하지도 말라.<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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