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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왕 생일파티 웨이터 위장 침투/페루 일 대사관저 인질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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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왕 생일파티 웨이터 위장 침투/페루 일 대사관저 인질극

입력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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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폭발음·총성 “긴장감”/범인 30여명 추정,구내 곳곳에 폭탄 설치/초청인사 8백명… 대통령 남동생도 억류17일(이하 현지시간) 페루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벌어진 리마 주재 일본 대사관저 구내 곳곳에는 게릴라들이 폭탄을 설치해놓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관저 안에서는 18일 아침(현지시간)에도 폭발음에 이어 총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5명 체포 3명 부상

○…미첼 미니그 페루 적십자사 총재와 정부 관계자들은 대사관저로 들어가 게릴라들과 협상에 나섰으나 이들은 수감중인 동료 4백85명 전원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을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경찰은 수류탄과 자동소총으로 중무장한 게릴라들이 친쿠바계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 소속으로 부상한 동료들의 치료를 위해 의사를 들여보내라고 요구하며 건물 안에서 난간쪽으로 수류탄 1개를 던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게릴라 30여명 가운데 5명을 체포했으며 3명은 교전중 부상했다. 경찰은 관저 외곽에 저격조와 테러진압경찰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NHK방송과 통화

○…아오키 모리히사(청목성구) 일본대사는 사건발생 직후 휴대폰으로 일본 NHK방송과 통화, 인질 대부분은 관저 1층에, 자신과 프란시스코 투델라 페루 외무장관 등 20여명은 2층에 억류돼 감시를 받고 있으며 인질 1명은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게릴라들이 『머리에 총을 쏠 수 있다』고 윽박지르면서도 물을 나눠주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게릴라들은 이날 웨이터 복장으로 샴페인 등을 싣고 아키히토(명인) 일본국왕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던 대사관저에 들어가 폭탄 3발을 터뜨린 뒤 1시간동안 경찰과 총격전 끝에 관저를 완전히 장악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관저 안에 최루탄을 발사했으나 이들은 미리 준비한 방독면을 쓰는 기민함을 보였다.

이들은 「MRTA」 「승리 아니면 죽음」이라고 쓴 붉은 수건으로 복면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관저내의 게릴라가 여성 3명 등 23명 내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릴라들은 NHK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페루에 막대한 원조를 하고 있으나 이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 등 특정세력에만 쓰이고 일반국민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모친 등 풀려나

○…게릴라들은 지금까지 후지모리 대통령의 어머니와 여동생 등 노인과 여성 1백70여명을 석방했다. 한편 페르난도 안드라데 미라플로레스시 시장은 화장실 창문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다. 인질중에는 이원영 한국대사를 비롯, 일본 독일 캐나다 브라질 말레이시아 볼리비아 쿠바 등 15개국 대사와 국회의장, 외무장관 등 페루 정·관계 고위인사 및 일본 재계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으며 후지모리 대통령의 남동생도 붙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초청된 사람은 8백명으로 2백여명이 억류돼 있다』고 밝혔으나 게릴라들은 인질이 2백50명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취재팀은 18일 대사관저에 계속 전화했으나 받자마자 끊어져 게릴라들이 협상창구 이외의 외부연락을 일체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리마·도쿄 외신="종합">

◎페루 경찰이 밝힌 시간대별 상황

17일 하오 7시(현지시간):일본 대사관저서 일왕 생일 기념행사 시작. 후지모리 대통령이 참석했다 1시간뒤 퇴장.

8시20분:미리 웨이터 웨이트리스 꽃배달원 등으로 위장, 잠입해있던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15명 정도의 게릴라들이 몰래 대사관저로 침입. AK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대사관저 주차고의 문을 폭파, 건물안으로 진입.

9시:페루 경찰특공대와 무장게릴라간에 총격전이 벌어지기 시작. 인질 가운데는 후지모리 대통령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포함. 하객중 신원미상의 3명이 총격전 유탄을 맞고 병원 후송.

9시30분:게릴라들 현지 라디오방송국에 전화. 부녀자 노약자들의 석방 통보.

10시15분:부녀자 노약자 35명 1차 석방. 게릴라들 기자회견 위해 언론인들 들어올 것 요청.

11시15분:게릴라 한 명이 인질을 「전쟁포로」라고 규정하며 현재 복역중인 모든 MRTA단원을 석방할 것을 요구. 자신들은 우레르따 휘하 특별부대라고 소개. 후지모리 대통령과 직접협상을 요청. 게릴라들 여전사 2명 있다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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