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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선언은 남편 전씨 작품”/이순자씨 회고록 초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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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선언은 남편 전씨 작품”/이순자씨 회고록 초본 발췌

입력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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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직선제땐 후보사퇴 반발/무사히 청와대 나가는게 소원”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는 자신의 회고록 초본중 6·29 선언 관련부분에서 『6·29선언은 남편의 작품이며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는 「대통령직선제를 수락한다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6·29선언에 극력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에대해 노 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사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일방적 이야기이며 객관적 진실은 멀지않아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노씨가 서울구치소에서 이 소식을 듣고 『6·29선언은 그때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 등 많은 원로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결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씨 회고록중 발췌요약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6·29선언은 그분 통치의 꽃이다.

87년 6월 초순으로 기억한다. 그즈음 내각책임제, 대통령직선제, 그 제도의 비교, 합리와 비합리를 떠나서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아보자」는 구호가 심정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받아 들여지고 있었다.

가족들로 하여금 평화롭게 청와대를 떠날 수 있게 해야 하는 일은 내몫이다.

그분께 매달렸다. 중대한 결정 앞에서 그런 식으로 그분을 대하긴 처음이었다.

『여보,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가 기어코 먹지 않으려고 한다면 소용없는 일이 아닌가요. 당신의 주장이 아무리 좋고 선의로 가득차 있다해도 국민에게 강제해선 안되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선제엔 결함이 많아도 사람들은 그걸 원해요. 난 제발 당신이 무사히 임기를 끝내고, 우리 가족이 이곳을 나갈 수만 있다면 더이상 소원이 없겠어요』 간절한 호소에 그분은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다.

『어제 박영수 비서실장도 당신과 똑같은 말을 합디다. 나라 장래에 막중한 영향을 끼칠 일이니 나도 사심없이 결정할 생각이오』 그러자 이번에는 내가 덜컥 겁이 났다. 『그렇다면 직선제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인가요. 그런 후에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우리 가족이 안전하리라는 본능적인 생각을 난 했던 것같다.

그분의 대답이 시작된다. 『필생즉사요, 필사즉생이오. 이것이 지금의 내 심정이오. 살려고 부당하게 애쓰면 죽고, 죽을 힘을 다해 순결하게 현실을 대하면 반드시 살 수 있는 것이오』 나의 다음 질문은 당돌했다.

『그럼 김대중씨도 풀어주실 건가요』, 『물론 그럴 생각이오』 거침없는 대답이었다. 6·29의 개막은 그렇게 시작됐다.

87년 6월17일 상오 10시. 그분은 집무실에서 노대표와 마주 앉았다. 국민의 뜻이 직선제라면 이것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분의 첫마디였다.

노대표는 일언지하에 반대했다.

『직선제를 수락한다면 나는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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