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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서혜경 어머니 이소윤씨(화제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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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서혜경 어머니 이소윤씨(화제의 여성)

입력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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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자녀 키운 과정 책으로/“자식은 인생 걸만큼 매혹적 존재”세계적인 음악가 뒤에는 으레 「억척 어머니」가 있다. 자식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친 이런 어머니들은 그 남다른 열성으로 인해 때로 「치맛바람이 드세다」는 혹평을 받는다.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어머니 이소윤(58)씨도 그랬다. 「자신의 욕망을 자식을 통해 대리만족하려 한다」는 비난을 수없이 들었다. 자식들로 부터 「엄마가 왜 내 인생에 간섭하느냐」는 항의를 들을 때는 혼자 목욕탕에서 숨죽여 울기도 했다. 그러나 자식이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씨는 최근 남편인 서원석 (주)성원제강 회장의 고희에 맞춰 수필집 「삶은 안단테로, 사랑은 비바체로」(고려원 출간)를 펴냈다. 장녀 혜경(36)씨와 혜림(35·건축가), 해성(34·성원제강 사장), 해봉(33·〃 이사), 혜주(30·바이올리니스트)씨 등 다섯 자녀를 모두 성공적인 사회인으로 키우기까지의 시련과 고통, 기쁨과 애증의 순간들을 회고한 것이다.

이씨에게 자식은 인생을 걸만큼 매혹적인 존재였다. 젖을 빨고있는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들여다 볼 때면 아이가 갖고 있을 무한한 가능성에 가슴이 설레었다. 소질을 파악하기위해 이씨는 세 딸들이 세 살이 되면 곧바로 그림, 악기, 고전무용, TV어린이 합창, 스케이팅 등 각종 교습으로 내몰았다. 아들들이야 어차피 가업을 잇겠지만 딸들은 소질에 맞는 예체능을 시키고 싶었다.

혜경씨가 팔의 근육마비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직접 지압사 자격증을 따서 온몸을 지압해줄 정도로 정성을 쏟았지만 자식을 키우다보면 회한도 있는 법. 한 아이에게 신경을 쏟다보면 다른 자식들은 섭섭해했다. 음악을 원하던 둘째아들 해봉씨에게는 소질을 개발해 줄 생각도 못했던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혜경·혜주 자매가 음악가로 명성을 떨치면서 이씨에게 아이를 음악가로 키우려는 어머니들의 문의가 잦다. 절대음감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성장단계별로 좋은 선생님을 찾아주는 등 재정지원을 해야하며 연습시간에도 늘 함께 하려는 노력이 필수라고 말하는 이씨는 『요즘 엄마들이 자기는 쇼핑하러 다니면서 아이들은 레슨선생에게 맡기고 할일 다한 것처럼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한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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