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이렇게/재개발투자 최적기는 사업인가 전후·조합원수 적어야/재건축기대가치 이미 아파트가격 반영·실수요자에 유리「수도권에서 새집을 장만하려면 재개발·재건축에 눈을 돌려라.」 도시지역에서 아파트를 지을 택지가 동이나면서 생겨난 말이다. 조금 과장스럽긴 하지만, 이젠 기존의 낡은 주택을 허물고 늘려 짓는 곳 외에는 마땅하게 새로 살 집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외곽의 택지를 개발, 아파트를 대량공급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말았다. 이런 추세와 함께 재개발·재건축사업은 가장 확실한 내집마련 기회로, 혹은 수익성이 탁월한 투자유망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의 경우 11월30일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마치고 공사에 착공했거나 예정인 개발발사업지구는 신당, 도원, 봉천, 신림구역 등 모두 102개 구역. 기존 주택을 헐고 약 15만여 가구가 새로 생겨난다. 여기에 사업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미시행구역까지 합치면 앞으로도 재개발 아파트의 공급물량은 계속 늘어날 추세다.
재개발아파트는 좋은 입지의 새아파트를 일반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청약통장 없이도 장만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채권입찰을 하지 않고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물론 시공회사로부터 이주비를 지급받기 때문에 초기투자비가 적게든다. 따라서 재개발은 투자시점을 잘만 선택한다면 마음에 드는 큰 평형으로 내집을 늘려갈 수도 있고, 조합원 지분을 획득한 뒤 되팔아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재개발은 조합설립위원회가 구성되는 「구역지정고시」, 건설될 아파트평형 및 가구수가 결정되는 「사업계획결정고시」, 재개발조합 창립총회가 열리고 사업내용과 이주비 지급일이 확정되는 「사업시행인가」, 해당구청에 의해 조합원 동호수 일반분양가 불하대금 이주비회수계획 등이 결정되는 「관리처분인가」, 마지막으로 「입주 및 등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중 투자의 최적기를 사업시행인가 시점 전후로 꼽고 있다. 이때부터 재개발지분 매매값은 이주가 70∼80% 진행되는 1∼2년 사이에 폭등하고 그 이후부터는 상승폭이 둔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수요자라면 지분매매가 금지되는 관리처분 시점을 6개월∼1년정도 앞두고 투자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94년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내년 4월 관리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일대 「무악 제1구역」의 경우 43평형을 배정받기 위한 지분시세는 1억8,000만∼2억원, 33평형은 9,000만∼1억원, 26평형은 3,000만∼5,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은 부지면적 1만평, 전체가구수 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이면서도 조합원수나 세입자수가 적은 곳을 고르라고 권고한다. 그만큼 조합원에게 배정되는 몫이 커지기 때문이다. 단지규모에 비해 조합원수가 많으면 일반분양분이 줄어들어 최종 청산과정에서 조합원의 부담이 늘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재건축은 재개발과 크게 다를바 없지만 조합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민간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어 사업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기간도 짧은게 장점이다.
특히 최근 서울 잠실 반포 청담 화곡 암사 등 5개 저밀도지구의 재건축결정 이후 주택평형을 넓혀가려는 실수요자들 뿐 아니라 여유자금을 투자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건축의 경우 실수요자라면 몰라도 임대를 목적으로 한 투자는 수익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5개 저밀도지구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재건축 지역들은 이미 고층아파트 재건축을 전제로 한 기대가치가 아파트가격에 반영돼 시세가 대부분 상한까지 올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큰 돈이 장기간 묶이는데 따른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잠실주공 1단지의 경우 44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15평형은 2억2,000만원선에 현재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경우 본인이 직접 거주하면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1억원이상의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전세를 줄 경우는 투자금액이 7∼10년 잠겨 있게되므로 연 13%의 단리로 계산해도 약 1억7,000만∼2억3천만원의 기회비용이 발생, 투자성이 거의 없다.
대신 강동구 고덕주공, 개포주공, 문정주공 등 건축년수가 10년이 넘은 노후아파트들 중에서 뒤늦게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공략해 볼만하다. 대지지분이 넓고 공시지가가 높은 노후아파트라면 큰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대상 아파트의 매매가가 실제가치에 비해 과대평가돼 있지 않은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도움말:21세기컨설팅(02―3411―9100)<변형섭 기자>변형섭>
◎재개발 투자 10계명
①여유돈으로 투자하라. 재개발사업은 짧게는 5∼8년, 길게는 20∼30년 걸리므로 투자수익이 예상된다고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여유돈을 가지고 공략해야 한다.
②초기 투자금액이 적은 곳을 골라라. 재개발사업은 장기간 걸리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 투자금액이 크면 그만큼 부담도 크다. 재개발은 초기투자후 입주시점에서 이주비, 추가부담금을 정산하므로 처음 매입할 때 적은 돈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③사업시행인가후나 이주비지급 전후, 혹은 사업착공직전에 투자하라. 재개발과정에서 지분가격이 이때 가장 많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서는 투자시점을 정확히 선택해야 한다.
④사유지는 안전하고 국공유지는 유동성이 좋다. 투자자입장에서 안정성과 환금성은 대단히 중요한 체크포인트. 안정성은 있지만 환금성이 없으면 빛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는 것은 국공유지 지분이고 내집마련 차원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는 사유지 지분이다.
⑤사업진행속도가 빠른 지역을 택하라. 재개발은 돈과 시간을 함께 투자하는 것이다. 시간은 곧 돈이다.
⑥출입구가 최소한 4차선에 접한 지역을 골라라. 아파트 주 출입구가 소방도로(8m)에 접한 것과 4차선도로에 접한 것은 같은 평형이라도 3,000만∼4,000만원의 가격차이가 난다.
⑦공유지분 매입을 피하라. 한 필지가 여러사람의 소유로 되어 있더라도 조합원 번호가 하나면 아파트는 1가구만 배정된다.
⑧용적률이 높고 상가 등 편익시설이 많은 곳을 택하라. 그만큼 개발이익이 많아 조합원에게 배분되는 몫이 커지기 때문이다.
⑨교통여건이 좋고 주위환경이 좋은 곳이 바람직하다. 부동산은 주변환경이 값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에 대한 접근성은 부동산 구입시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⑩권리분석을 철저히 하라. 재개발 조합원의 종류가 15가지 이상이고 복잡하다. 때문에 어렵게 마련한 자금을 순간의 실수로 날리는 경우도 있다. 법률상 흠이 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명확히 따져야 한다.<변형섭 기자>변형섭>
◎재건축 투자 10계명
①건물면적보다 토지면적에 관심을 가져라. 토지면적은 재건축이후 조합원 1인이 확보할 수 있는 평형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평형의 아파트라도 대지지분율이 높으면 재건축시 큰평수를 배정받을 수 있다.
②같은 단지내에서는 가급적 큰 평형을 구입하라. 아파트를 배정할 때 큰 평형을 소유한 조합원(정확히 말하면 재산가액이 큰 조합원)에게 큰 평형의 아파트를 우선 배정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③로열층 프리미엄을 생각하지 말라. 아파트시세는 1, 2층이나 최상층보다 중간층이 1,000만∼2,000만원 정도 높은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재건축아파트의 평형을 배정할 때 로열층 소유자에게 우선권을 준 사례는 아직 없다.
④조합이 시유지나 공유지 등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게 없는지 확인하라. 토지구입으로 조합원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북아현시민아파트, 종로구 성운아파트 등은 국공유지에 들어 있어 조합이 아파트가 차지하는 토지를 모두 매입해야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⑤진입도로를 내는데 장애가 없는지 확인하라. 진입도로를 확보하지 못해 몇해를 두고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⑥재건축판정을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라. 재건축은 골조가 낡아야 하는 것 외에 연탄 난방으로 도시미관을 해치는 경우에도 가능하다.
⑦조합이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 확인하라.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록 조합은 많은 빚을 지게된다. 조합운영비 등으로 비용이 계속 나가기 때문이다.
⑧아파트 층고를 충분히 올릴 수 있는지 확인하라. 용적률을 400%(일반 주거지역)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게 좋다. 인근에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거나 군부대가 있을 경우 고도제한을 받아 아파트를 충분히 올릴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⑨구조안전진단을 거쳤는지 확인하라. 재건축이 시행되려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축사협회, 대학부설 상설연구기관 등 공인기관으로부터 안전진단을 필해야 한다.
⑩시세가 급등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라. 시세는 재건축 시공회사를 선정했거나 재건축 판정이 나오는 등 주요과정을 거칠 때마다 오르게 된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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