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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운동요법 꾸준히 해야/당뇨병… 치료·합병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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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운동요법 꾸준히 해야/당뇨병… 치료·합병증 예방

입력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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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루 먹되 달고 기름진 음식은 절제를/하루 30분 식후 조깅 등 가벼운 운동 좋아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수는 전인구의 약 5%인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중 절반이상이 자신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낸다는 사실이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오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치료를 소홀히하거나 방치해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국의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정상인에 비해 실명은 25배, 신장병 13배, 심장병과 뇌졸중은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뇨병을 조기 발견해 적절히 관리하면 이들 합병증이 예방될 뿐만아니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당뇨병은 크게 인슐린 의존형, 요구형, 비의존형으로 나뉘며 치료법도 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당뇨병 치료의 기본은 역시 식사와 운동요법이다.

식사요법의 목적은 영양소의 균형섭취와 표준체중 유지, 정상혈당치 유지 및 합병증의 예방 등이다. 보리밥이나 잡곡밥을 먹기에 앞서 정상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식품을 얼마나 먹을지를 신중히 판단하는 게 식사요법의 기본 원칙이 돼야 한다. 정상인처럼 골고루 식사를 하되 열량이 많은 단음식(설탕 과일 꿀 등), 기름진 음식(갈비 돼지고기 등), 술 등을 절제해야 한다.

운동요법은 식사요법과 더불어 「실과 바늘」의 관계라고 할만큼 당뇨병 치료에서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식사요법에는 관심을 갖고 있으나 운동요법의 중요성은 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운동요법은 혈당강하 효과가 뛰어날 뿐아니라 동맥경화증과 혈전증을 억제,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해 준다. 특히 비만(그중에서도 복부비만)한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운동요법을 시행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의 종류는 환자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되 너무 심한 운동보다는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조깅 등을 하루 30∼40분정도 식후에 하는 게 효과적이다.

약물요법에는 내복약과 인슐린주사가 있다. 이들 약제는 당뇨병의 종류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하고, 당뇨병의 조절효과 못지않게 여러가지 부작용이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당뇨병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현재 당뇨병에 좋다는 수십종의 생약 또는 민간약이 시중에 나돌고 있으나 약효나 부작용 등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

최근 인슐린의존형 당뇨병 치료에 췌장이식수술이 시도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자리잡으려면 법적인 뇌사인정과 이식수술에 따른 합병증 해결 등 많은 임상의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허갑범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내과>

◎민간요법/알로에·죽염·감식초 등 150여종 효능 규명 안돼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민간요법의 효과에 관한 질문을 심심찮게 받는다. 이럴 때면 민간요법의 효능이나 부작용이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만큼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얘기한다.

당뇨병은 현재로선 한번 걸리면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고 정기적으로 혈당검사 및 합병증 검사를 해야하는 까다로운 질병이다. 환자들도 답답한 마음에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치료가 잘 돼가던 환자까지 민간요법에 현혹돼 병원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을 고집할 때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민간요법이란 구전이나 생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치료법이다. 아직 체계적인 효능이나 부작용, 약리작용 등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75%가 민간요법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에 시달린 기간이 길고 식사 및 운동요법만으로 조절이 안되는 경우 더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요법의 종류도 다양하다. 달개비풀 알로에 누에가루 질경이씨 지렁이 달팽이 태반 죽염 생소금 감식초 현미식초 등 무려 150여종에 달한다. 물론 이들 민간요법이 당뇨병 치료에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현대의학에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랜 동안의 동물 및 임상실험, 약리작용, 부작용연구 등을 통해 공인받은 치료법을 멀리하고 미지의 치료법에 자신의 귀중한 몸을 맡기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국가 및 공공기관에서 의료계의 협조하에 대국민 계몽과 민간요법 연구 등의 활동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물론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겠지만 민간요법에 대한 막연한 믿음과 경제적 낭비, 이의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생각하면 한시가 급하다고 할 수 있다.<최윤상 고려대 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내과>

◎당뇨병 연말연시 식사/약물치료중인 환자 술은 금물

당뇨병은 식사 운동 약물요법 등의 균형있는 관리로 정상 혈당을 유지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연말연시에는 외식과 술, 간식 등 다양한 식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다. 또 추운 날씨 탓에 활동량이 제한돼 균형있는 식사보다 주식위주의 단일구성과 고열량식단이 되기 쉽다. 혈당을 개선할 수 있는 운동량도 감소한다. 그만큼 당뇨병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외식을 할 때는 단순당 기름기 염분 등이 많지 않은 음식을 선택하되 어떤 음식이든 자신의 식사량에 맞게 균형있는 식사를 하도록 한다. 또 열량이 적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류 등을 많이 먹는 게 좋다. 섬유질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역할을 한다.

술은 제한해야 한다. 알코올은 음식에 있는 당질성분의 흡수를 방해, 혈당을 혼란시키며 이는 약물요법을 시행중인 환자에게 저혈당 혼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g당 7칼로리의 열량을 갖고 있어 식사량을 초과하기 쉽고, 열량 이외의 영양소가 함유돼 있지 않아 식품을 대신할 수도 없다. 따라서 술은 약물요법을 하지 않고 혈당조절이 잘 된 환자에 한해 1∼2잔정도 허용하되 반드시 1일 식사량에 포함해야 한다. 활기찬 새해를 맞으려면 불규칙한 생활과 일정이 반복되는 연말연시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조영연 삼성의료원 영양과장>

◎올바른 투병자세/“어차피 장기전” 느긋한 마음 가져라

필자는 30여년간 당뇨병을 앓은 끝에 신부전증으로 이식수술을 받았고, 망막증으로 레이저치료를 받고 있으며, 두 다리는 혈관수축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등 당뇨병의 3대 합병증을 갖춘 전형적인 당뇨병 환자이다. 그러나 전문 의료인들의 치료지침을 기초삼아 운동 식사 약물요법 등을 꾸준히 시행한 결과 지금은 정상인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는 삶을 누리고 있다.

필자는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이같은 여유없는 생활과 완벽주의로 일관해온 빈틈없는 성격이 당뇨병을 유발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성격과 당뇨병 사이의 관련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최근 공개강좌에 참석한 당뇨병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기억력이 좋고 성격이 치밀·섬세하며 매사에 집착이 강한 경우가 많았다. 자존심이 강하고 평소 화를 잘내는 특성도 보였다. 모집단이 적고 대부분 고학력자라는 한계점은 있으나 적어도 필자가 당초 가졌던 추론은 확인된 셈이다.

따라서 당뇨병 뿐만아니라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춘하추동과 같은 계절의 변화처럼 인간의 생로병사를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수용하고, 남은 여생을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당뇨병의 경우 약물치료 뿐아니라 식사 및 운동요법을 꾸준히 해야하므로 굳은 의지를 지녀야 한다. 끝으로 다음 한 마디를 강조하고 싶다. 『마음이 곧 만법의 근원이며, 세상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이다』(심자만법원 일절유심조)<이두호 한국당뇨협회장·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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