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클린’ 이미지 먹칠「미스터 클린(MR. CLEAN)」으로 정평난 앨 고어 미국 부통령도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다. 민주당 불법모금 스캔들의 핵심 인물 존 황 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재정담당 부위원장과의 밀착 관계에 의혹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고어가 존 황을 알게된 것은 테네시주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던 89년. 당시 뉴욕에 있는 센트럴 아시아 은행의 홍보담당 이사로 일했던 존 황이 그해 1월 고어의 대만 방문을 주선하고 함께 동행한 게 계기가 됐다.
존황은 당시 고어의 방문 경비를 「포광샨」이라는 대만 불교단체의 지원을 받아 성사시켰는 데 이때부터 모종의 커넥션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어는 올해 이 불교 단체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주최한 모금행사에 참석, 연설까지 했고 포광샨은 14만달러에 달하는 정치 헌금을 DNC에 기부했다. 이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 바로 존 황이었다.
포광샨의 헌금은 나중에 DNC에 의해 반납됐지만 고어는 이로인해 그의 참신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됐다. 불법 모금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데다 아시아 기업들의 로비스트로 낙인찍힌 존 황과의 오랜 친분 관계가 고어의 대중적 인기 유지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공화당도 DNC의 불법헌금에 고어의 개입여부를 집중 추궁하겠다며 한껏 벼르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계 외국자금이 빌 클린턴 대통령의 송사기금에도 유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화당은 클린턴과 고어를 한데 묶어 타깃화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차기 민주당의 선두 대권 후보로 부상중인 고어를 사전 견제하겠다는 정략도 내포됐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2000년 대선을 향해 뛰기 시작한 고어로선 불법모금스캔들이라는 간단치않은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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