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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수 대책없어 광원 감각만 의존/태백 탄광사고 구조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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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수 대책없어 광원 감각만 의존/태백 탄광사고 구조도 문제

입력
1996.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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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장비 미비 삽·곡괭이로 작업11일 발생한 강원 태백시 한보에너지 통보광업소 막장사고는 매몰광원 15명중 한 명도 구하지 못해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겼다. 통보광업소와 감독기관인 통상산업부 영동보안사무소는 사고 첫 날부터 사고원인인 「출수사고」(속칭 물통사고)」가 가스사고처럼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한 마디로 사전 대비가 어렵다는 것이다.

광업소측이 마련해 둔 출수사고 대비책이라고는 고작 광원들의 작업 감각에만 의존하는 「보안규정」뿐이었다. 측량을 통한 「물통」위치 확인, 폐갱도 관리 등 과학적 사고 대비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도급제로 일하는 갱내 상황에서 사전에 일일이 구멍을 뚫어 출수위험을 확인하고 탄막이를 설치토록 규정한 보안규정을 제대로 지킬 광원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게 광산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광원들은 출수사고에 대비한 보안규정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고전 상황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사고발생 13일전 영동보안사무소는 보안점검을 실시, 사고갱도보다 입구쪽으로 50m 가량 위에 있는 6편 갱도에서 출수현상을 발견했다. 이 갱도의 수맥이 사고지점 수맥과 동일한 것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고갱도의 출수를 예측할 수 있는 단초였다는 점에서 광업소측은 관리소홀의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같다.

구조작업 역시 원시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죽탄으로 굴진작업이 어려운데도 사고발생 36시간 후에야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으로 우회갱도를 파들어 갔고 그나마 방향을 정확히 계산하지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냈다.

광업소측은 93년 같은 유형의 출수사고로 광원 5명이 희생됐는데도 현대식 굴진장비 하나 확보하지 않은 채 삽과 곡괭이만으로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대한광업진흥공사 최종훈 영동보안사무소장은 『광산사고는 발생하면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평소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두 차례 사고에도 재발방지책을 세우지 않은 광업소의 안이한 대처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태백=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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