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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미와 경쟁 안된다”/에어버스 ‘보잉 합병’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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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미와 경쟁 안된다”/에어버스 ‘보잉 합병’ 몸살

입력
1996.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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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기업 전환 목청 높아도 참여사끼리 욕심은 제각각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MD)의 합병방침 발표는 유럽 다국적 컨소시엄인 에어버스에는 메가톤급 카운터 펀치였다. 에어버스의 한 간부는 15일 워싱턴에서 합병발표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이번 합병은 에어버스 회원사들간의 이해다툼이 크게 보면 아주 사소한 것임을 말해 준다』며 『하루빨리 에어버스를 단일기업 체제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에어버스는 70년 설립 이후 세계 민항기시장 점유율을 35%까지 늘려가면서 점유율 60%의 보잉을 끈질기게 추격해왔다. 최근에는 10년 안에 점유율을 50%로 늘리고 A340을 개량, 500석 이상 규모의 초대형 A3XX를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어버스는 단일기업 형태의 새 에어버스를 99년까지 설립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해 왔다. 덩치 큰 보잉에 맞서기 위해 구조개선과 효율성 제고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설립추진 시간표에 합의하는 데도 예상보다 1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런 만큼 에어버스의 앞날에는 노란불까지 꺼지고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다국적 컨소시엄」이라는 에어버스의 기업형태에서 비롯된다.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지분 37.9%), 독일 다임러―벤츠 에어로스페이스(37.9%), 영국 에어로스페이스(20%), 스페인 CASA(4.2%) 등 4개 회원사들은 지분에 따라 배당받되 중요한 결정은 만장일치로 하도록 돼 있다.

단일기업 형태에 관해 아에로스파시알은 에어버스가 주계약자로 남고 하도급 자회사는 늘리는 식의 「에어버스 최소화」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에 다임러는 동체와 날개 등 주요시스템 제조와 디자인은 물론, 구매와 최종 조립까지 일괄하는 「에어버스 최대화」안으로 맞서고 있다. 에어로스페이스는 회원사들이 디자인과 제조설비 등 핵심자산을 새 회사에 넘겨 보다 수지를 맞추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다임러나 에어로스페이스 안에 따를 경우 아에로스파시알로서는 에어버스내에서 산업적·상징적 우위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장사가 별로 안되는 미사일·인공위성·헬리콥터 등 자체부문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 경쟁력 극대화로 치닫는 동안 유럽은 동상이몽을 언제까지 계속할지 궁금하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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