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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위기 자각 우리사회 보호해야/정진익(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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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위기 자각 우리사회 보호해야/정진익(이렇게 생각한다)

입력
1996.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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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방부가 사병의 현금카드와 무선호출기를 모두 회수하겠다는 결정을 했고, 전경련이 경제가 위기상황이므로 구국차원에서 5년동안 임금을 동결하는 긴급명령을 대통령께 건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위기의 자각」에 박수를 보낸다.지금까지 우리는 어려운 민주화 과정을 거쳐오면서 대통령 직접선거, 돈 안드는 국회의원 선거를 해보았고 내 고장의 수장을 내 손으로 뽑아도 봤다. 언론 출판 및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돼 민의를 마음껏 펼치고 있으며 정경유착을 단절하려는 노력을 통해 권위주의 시대에 배태된 구조적 부정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반면에 이같은 한풀이에 집착하다보니 기대했던 민주주의로 안착하지 못하고 빗나가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는 안타까움도 있다. 외국의 한 정치학자는 한국의 민주화는 「민중의 분노와 사회적 위기극복을 위한 지배세력들의 임기응변적 대응」이라며 그 의미를 과소평가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는 연세대에서 벌어진 한총련 사태를 목격하며 마음을 졸여야 했고 주변의 부도와 실직사태에 함께 울기도 했다. 욕구의 분출, 특히 대형노조들의 파업은 경제위기론을 대두시키기도 했고, 한·양의학의 분쟁은 집단 이기주의에 의한 위기의 상징이었다.

안보논리를 망각한 대공수사의 실종도 안보적 위기라는 지적이다. 최근 북한의 핵위협과 무장공비 잠수함 침투는 민주화로 생성된 위기의식의 치매를 틈탄 남침 야욕의 표출이다. 한 북한전문가는 우리사회 각계에 4만여명의 북한 동조자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이 수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북한에서 강릉 앞바다가 비었음을 알았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통일의 논의에 앞서 우리의 적이 상존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피땀 흘려 이루어 놓은 것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외부의 적은 물론 내부의 적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안기부에 우리의 안보를 맡길 수 밖에 없다. 안보를 위해서라면 수사권 회복은 물론이고 그외의 것도 필요하다면 하도록 해야 할 입장이다. 집권층에 의해 왜곡되어온 과거의 제도가 부정적 폐단을 야기시켰다고 해서 이를 수정, 보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이것은 더 큰 위기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제는 정보위원회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안기부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을만큼 우리도 성숙되어야 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 중국은 국가안전부, 러시아는 연방방첩부(FSK), 일본은 공안조사청 등 수사권을 가진 특수기관을 두고 주변 4강들이 반국가적 범죄나 공안사범 척결에 대응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것인가.<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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