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 총수·석유에너지장관 잇달아 사임노르웨이 정보기관이 야당인사들을 불법 사찰한 사실이 밝혀져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집권 노동당의 그레테 파레모 석유·에너지 장관이 16일 사임했으며 하루전에는 한스 올라프 웨스트가르드 경찰정보기관 총수가 옷을 벗었다.
파문은 지난주 기밀해제된 경찰정보기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비롯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기관은 지난해 6월부터 의회 진상규명위원회 책임자인 좌파 야당의원 베르게 푸레의 과거행적을 비밀리에 추적해왔다. 특히 정보기관은 조사를 위해 구 동독 첩보기관 슈타지의 자료 중 푸레에 관한 기록을 넘겨주도록 독일정부에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에 사임한 파레모 장관은 지난해 법무장관으로 재직했었다. 그는 사임이유를 『수하기관의 업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그의 직접적 연루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야권의 공격은 정부통제 밖에서 독자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경찰 정보기관의 행태와 정부가 이것을 의도적으로 묵인했을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 야권의 주장은 의회 진상규명위의 역할에서 출발한다. 진상규명위는 정보기관이 50∼70년대 공산주의자 감시 명목으로 좌파인사 블랙리스트를 작성, 불법 사찰했다는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중순 출범했다.
야권은 따라서 정보기관이 푸레를 뒷조사한 것은 그가 맡고 있는 진상규명위의 활동을 방해, 자신들의 과거 비리를 덮어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이 냉전시절 동서블록간 첩보전의 최전선이었던 노르웨이에서도 정보기관이 탈정치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