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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마지막 탱고?/한기봉 네오클래식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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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마지막 탱고?/한기봉 네오클래식팀 차장(앞과 뒤)

입력
1996.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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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가 21일 우리나라에서 개봉된다. 영화가 만들어진 지 24년 만이다.아마도 서울은 이 영화의 마지막 개봉무대가 아닐까. 문화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나라치고 지금까지 이 영화를 「묶어 둔」나라는 없을 것이다. 일본은 재개봉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탱고?」

그렇다면 이 영화 제목을 이렇게 부를 법도 하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72년에 만들었다. 그해 뉴욕비평가상과 남우주연상(말론 브랜도)을 받았다.

남녀 주인공의 반사회적이고 파괴적이며 도발적인 성행위 묘사와 거친 대사로 가득해 상영 당시에는 「예술이냐 외설이냐」라는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영화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세계 100대, 심지어는 10대 명화 중 하나로 뽑는데 주저않고 있다. 충격적 영상미학과 신랄한 은유, 놀라운 상징은 감독이 섹스가 아닌 사회구조와 인간의 문제, 현대인의 소외와 억압의 문제를 영화의 화두로 던지고 있다는 평을 받게 한다.

국내 영화사들은 73년부터 92년까지 다섯 차례나 이 영화 상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외설이라는 이유로(감독이 공산당원이었다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번번이 수입이나 사전 심의에서 퇴짜를 맞았다. 그러다 지난 9월 공륜 심의에서 무삭제로 통과돼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뒤늦게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고도 남을 24년만의 「해금」이다.

관객들은 말론 브랜도가 파리의 탱고 페스티벌에서 미친듯 춤을 추면서 심사위원들을 향해 엉덩이를 까고 흔들어 대는 장면을 볼 것이다. 그것은 사회의 제도와 인습에 대한, 더 나아가 허위에 대한 감독의 우롱이자 저항이라는 것을 눈치 빠른 관객들은 알아챌 것이다.

「마지막 탱고」는 이제 이쯤에서 끝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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