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은행 원·달러담당 딜러들이 『달러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내놓은 이구동성의 환율전망은 ▲예측의 신뢰성과 ▲환율예측의 근거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외환딜러들의 예측은 이들이 막강한 정보력과 자금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신뢰성에 무게가 실린다. 외환딜러들은 막강한 은행정보망을 배경으로 외환시장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다.이들은 또 매일 20억달러이상의 자금을 동원, 국내 원·달러시장에서 환율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실제로 외환딜러들은 「환율과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며 예측의 불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14개 은행중 12개은행의 딜러가 『연말까지 845원, 내년 3월에는 860원』이라고 의견일치를 봤다는 점은 이들이 내년에도 달러강세를 전제로 원·달러거래에 나설 것임을 뜻하며 이는 결국 「달러강세」의 현실화를 의미한다.
외환딜러들의 이같은 예측은 올들어 2조원이 넘는 거액의 환차손에 시달리는 국내기업에게는 일종의 지침이 될 수 있다. 요컨대 이들 기업이 외환딜러들의 예측을 근거로 선도거래를 실시해 미리 달러를 사둔다면 단기적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측의 신뢰성」과 함께 주목할 것은 이들이 내놓은 달러강세의 근거들이다. 외환딜러들은 ▲국내경제가 일러도 97년후반 이후에 회복되며 ▲정부가 경상수지적자를 줄이려고 원화약세를 이어가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른 효과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예측은 곧 우리경제가 경기순환상의 일시적 불황이 아닌 장기불황의 긴 터널에 진입, 당분간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경제분야에서 한 나라의 경쟁력을 그 나라의 화폐가치로 평가한다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끝없이 주저않고 있다는 것이 외환딜러들의 「무언의 외침」이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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