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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자료 논문 인용/표준 마련안돼 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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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자료 논문 인용/표준 마련안돼 큰 불편

입력
1996.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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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 저술에 쓸만한 유용한 정보 가득/출력때마다 페이지·줄수 달라 혼란불러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한병기씨(26). 내년 2월 졸업예정인 한씨는 「티벳과 중국관계」를 다루는 학위논문을 준비하면서 관련 자료를 찾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그러던 중 미대서양위원회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귀중한 자료를 하나 찾았다. 「티벳, 중국 그리고 미국:티벳 문제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이 특별 보고서는 그가 찾던 유용한 정보들을 많이 담고 있었다.

인터넷에는 이밖에 논문 등 학술적 저술에 인용할만한 자료를 담고 있는 사이트들이 많았다. 미 의회도서관, 일 노무라연구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소나 박물관, 도서관 등은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들의 연구성과와 소장도서들을 전자문서형식으로 올려놨다.

뜻밖에 소중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은 한씨에게 전혀 생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찾은 자료를 어떤 웹 브라우저로 출력하느냐에 따라 페이지와 줄 수가 달라지는 전자문서를 어떤 형식으로 참고문헌 목록이나 각주에 표기해야 할지 암담했다. 국내에 아직 이에 대한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자료의 이용이 활발한 외국의 예를 찾아봤지만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국제적으로 학계에서 문서인용표준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현대언어협회(Modern Language Association)표준」과 「스타일에 관한 시카고 대학 편람(Chicago Manual of Style)」도 그저 자료가 있는 사이트의 주소와 그 자료가 인터넷에 등록된 날짜나 인용자가 이를 인터넷에서 구한 날짜를 적어줄 뿐이었다. 정확성이 요구되는 학술논문에는 적합지 않은 방법이었다.

현재 국내에서나 국제적으로 한씨와 같은 문제에 부딪친 사람들이 무척 많다. PC통신 하이텔의 「대학원생통신동호회」와 「아시아동」에서는 박사급 연구자들까지 참여한 가운데 이를 주제로 심각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는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외국 연구자들의 글도 인용돼 있다.

많은 학자들은 연구자료나 논문을 인터넷에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이를 인용하는 사람들도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자료의 논문 인용시 표준부재의 문제가 학계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한국외대 박성래 교수는 『인터넷에서 학술자료를 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부딪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사용한 웹 브라우저와 이에 따른 페이지와 줄 수를 적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직 학계에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정보기획과 박건진 연구원도 『국가차원의 관리조직이 없다는 인터넷의 특성때문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학회모임이나 세미나가 열리면 이 문제를 제기해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내년중에는 국내에서나마 이에 대한 학술적 토론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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