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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품 정재원 회장/“잃어버린 10년 되찾겠다”(비즈니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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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품 정재원 회장/“잃어버린 10년 되찾겠다”(비즈니스 스타)

입력
1996.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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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앞두고 재기 나서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의 정재원(79) 회장이 신고의 세월을 딛고 일어나 힘찬 재기에 나섰다. 팔순의 나이에 재기를 모색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난 10년간의 불운을 씻고 불명예를 회복하기위해 다시 사업에 팔을 거둬부치고 나선 것.

잘 알려진데로 정회장은 86년 자신이 운영하던 정건강관리소를 찾아온 1,100명에게 「잠재성폐결핵」이란 진단을 내려 연구소부설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한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당시 정회장은 사업과 인생에서 절정기를 달리던 중이었다. 과학적인 질병진단을 위해 70년초 국내 최초로 세운 전문건강진단기관인 정건강관리소는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또 73년 기존시장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한 최초의 「두유식품」 베지밀사업 역시 콩식품 바람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눈부신 성공만큼 주변의 견제와 모함도 심했고 그 와중에 구속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무려 9년이나 끌었던 이 재판에서 정회장은 1, 2심은 물론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1,100건의 진료사례를 유죄증거로 제시했지만 한 건도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잠재성결핵은 증상이 확실히 나타나지않아 정신병 등으로 오진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과학적 장비를 통해 이를 밝혀내고 예방의학차원의 치료를 한 것인데 사기라니…』 『내가 구속되자 정식품의 경쟁업체들은 아파트에 「허위사기꾼들이 발명한 베지밀을 먹지말자」란 프래카드까지 내걸고 모함을 했습니다』 『구속될때는 모든 언론들이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더니 정작 무죄로 풀려났을때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더군요』

줄곧 낮은 톤으로 말을 이어갔지만 그 속에는 이 사건으로 그가 겪은 고통과 통한이 짙게 베어있었다.

정회장은 사업가라기보다는 콩연구가라는 말이 더 어울릴만큼 콩의 영양학적 우수성에 대한 신념이 남다르다.

『젊은 시절 30년이상 소아과의사를 일하면서 우유와 모유를 먹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어린이들을 많이 봐 이에대한 연구를 하다가 신비로운 콩의 효력을 알게됐습니다. 콩은 불포화성 식물성지방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어 어느 식품보다 영양이 높습니다. 최근에는 암이나 각종 성인병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의학계에서 인정돼 「성인병 치료 예방에서 콩 역할에 대한 국제학술대회」까지 열릴 정도입니다』

무죄가 최종확정된 지난해 중순부터 경영에 복귀한 정회장은 베지밀에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등을 추가한 유아용 「베지밀 소이」를 출시하는 등 두유식품 열풍을 다시 살리기위해 분주하다.

『가공식품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올바른 식품을 국민에게 공급함으로써 사리사욕에서 벗어난 올바른 기업상을 세우겠다』는 정회장은 콩식품을 빵 등으로 확대하고 병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하는 구상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배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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