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74명·판결문 800쪽 사상 최대/형사재판서 이례적 구두변론 진행/전 대통령 3인 법정에… 선서거부도12·12 및 5·18사건 1, 2심 재판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기소 등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세기의 재판」답게 형사재판 사상 각종 진기록을 냈다.
△피고인 규모·직위=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포함, 이 사건 피고인 16명 전원이 군장성 출신으로 전·노씨 등 대장 10명, 중장 1명, 소장 2명, 준장 3명 등 전역 당시 이들의 별을 모두 합치면 50개에 달한다. 이들 전원이 항소하거나 항소됨으로써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별들에 대한 재판」이 이어졌다.
또 12·12 및 5·18사건과 병합된 전·노씨 비자금 사건에서는 이건희 삼성그 룹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 등과 이원조 전 의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정·재계의 거물이 피고인석에 섰다.
△전직 대통령 강제구인=항소심에서는 1심에 이어 두 전직 대통령이 같은 법정에서 함께 재판을 받았고 전직 대통령이 증인으로 강제구인 돼 법정에 섰다. 세차례의 소환거부 끝에 강제 구인된 최규하 전 대통령은 항소심 11차 공판에 출석했으나 『전직 대통령이 재임중 행한 국정행위에 대해 증언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선서는 물론 끝까지 증언을 거부했다. 증인석에서 선서와 증언을 거부한 것도 또하나의 진기록으로 기록됐다.
△형사재판상의 구두변론=항소심에서는 국내 형사재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인 검찰과 변호인들의 구두변론이 진행됐다. 사건의 쟁점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이 토론형식으로 변론을 하는 구두변론은 영·미식 법체계를 따르는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대륙법 체계를 따르는 국내에서는 거의 행해진 적이 없다.
△형사재판 1, 2심 최다 공판=초거물 피고인들을 심판한 1심은 3월11일 1차 공판을 시작한 이후 169일동안 28차례의 공판을 거쳤고 여기에 각각 3차례씩 별도로 진행된 전·노씨 비자금사건 공판까지 합치면 1심은 사실상 34차례의 공판을 거쳐 완료됐다. 10월7일 시작된 2심은 71일동안 12차례의 공판 끝에 선고가 이뤄졌다.
△형사재판 최대분량 판결문=1심에 이어 항소심 판결문도 25줄 분량의 A4용지 400여 쪽에 달해 항소심 형사판결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대의 분량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심 판결문 분량은 12·12 및 5·18사건 판결문 200여 쪽, 노씨 비자금사건 150여 쪽, 전씨 비자금사건 50여쪽 등 모두 400여 쪽이다.
△최대규모의 증인=이번 항소심에는 최규하 전 대통령 등 33명의 증인이 출석, 항소심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의 많은 증인이 나왔고, 1심 증인 41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74명으로 단일 사건 재판으로는 가장 많은 증인이 동원됐다.<남경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