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시장 전면개방을 앞두고 국내 건설업체와 외국건설업체간 짝짓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민간건설시장에 이어 내년 1월부터 정부가 발주하는 시설까지 외국기업들이 직접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과감한 전략적제휴를 통해 취약한 분야를 보완하고 이른 시일내에 기술을 이전받는 방안이 최선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선진기업들과 사안별 제휴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현재 벡텔과 공동으로 한국전력의 고리1호기 전기발전기 교체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앞으로도 국내·외 원자력발전소사업에 연합전선을 형성하기로 했다. 현대는 이미 일반 원자력발전소는 100% 독자적으로 시공할 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으나 특수한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는 벡텔과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향후 3년내에 시공능력을 세계 최정상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 아래 최근 자사가 시공하고 있는 50개 건설현장에 대해 파슨스(미) 트라팔가(영) 타이우드(영) 등 3개 업체로부터 정밀감리를 받고있다.
삼성물산측은 『내년에도 100여개 현장에 외국감리단을 추가로 배치해 그들이 지적하는 사항을 현장에 반영하고 구조적으로 취약한 부분도 적극 보완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서울 도곡동에 추진하고 있는 100층규모의 그룹사옥 건설에도 선진 감리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일본에서 토목전문업체로 정평이 나있는 마에다건설과 괌 하얏트호텔을 공동으로 건설한데 이어 최근 기술지원협정을 체결, 국내외 사업에 활발히 뛰어들기로 했다.
대림건설도 서울 도곡동에 추진하는 주상복합빌딩 프로젝트에 선진건설기법인 FT(Fast Tracking)방법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 TSI사와 건설관리 용역계약을 맺었다.
대우건설과 동아건설은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에서 적극적으로 외국업체들과 제휴, 선진기술을 이전받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하도급전략. 해외에서 대규모공사를 단독 수주한 다음 외국업체에 설계-감리 등 분야를 하청주는 체제를 갖출 경우 그들의 기술을 더욱 용이하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댐공사 수주를 추진하는 대우건설이 이 방식을 도입키로 했으며, 동아건설은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리비아대수로 3단계공사의 설계와 감리를 영국의 프라이브라더스(관설계) 브라운&루트(감리)에 하청주기로 했다.
국토개발연구원 김정호 건설경제연구실장은 『국내 업체들의 경우 일반빌딩 호텔 교량 등은 독자설계·시공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초대형 다중집합시설이나 특수교량 등의 설계와 감리분야는 아직도 외국업체에 크게 뒤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는 내부장치만 제대로 갖출 경우 건설시장 개방이 오히려 업계의 설계-시공-감리 등 종합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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