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유찰되면 시세 절반값도 가능회사원인 김모씨(39)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2층 짜리 단독주택을 장만했다. 구입 가격은 1억6,000만원. 대지 81평에 건평이 46평인 집의 규모를 감안할 때 거의 「헐값」에 손에 넣은거나 다름없다. 믿기 힘든 얘기 같지만, 법원경매에선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례다. 김씨가 산 주택은 감정가 2억7,500만원에 경매에 나와 3번 유찰된 물건이었다.
덕분에 김씨는 요즘 장미빛 꿈에 부풀어 있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인 「1가구 1주택 3년 보유」의 기간을 다 채우고 이 집을 다시 팔 경우 최소한 1억1,5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될 뿐 아니라 여유자금만 마련된다면 건축된지 15년이 넘은 이 집을 원룸형주택으로 재건축, 임대사업도 해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법원경매란 채무자가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려쓴 후 빚을 갚지 못한 경우 법원이 채권자의 요청을 받아 해당 부동산을 일반에 강제 매각하는 절차. 이런 연유로 법원경매물건들은 무엇보다 시세에 비해 값이 싸다는 이점이 있다. 더구나 최근 경기침체와 함께 기업부도의 증가로 각종 담보부동산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물량도 크게 늘었다. 서울에서만도 법원당 1회 경매에서 보통 100건 이상의 물건이 나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매는 특히 한번 유찰될때마다 20%씩 최저경매가가 떨어지므로 2∼3회 유찰된 물건은 값이 시세의 절반값으로 내려가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김씨의 경우처럼 유찰된 물건을 잘만 공략하면 싼 값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환금성이 뛰어나 인기가 높은 아파트의 경우 보통 시세의 80∼85%정도 선에서 낙찰가가 형성되며, 단독주택·빌라·연립 등은 60∼70%, 임야·준농림지는 50∼65%에 낙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값이 싸다고 해서 무턱대고 덤벼드는 것은 금물. 경매물건을 낙찰받자면 물건선정에서부터 입찰참가 소유권이전절차 등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반 부동산거래와는 달리 유의해야할 점도 많다. 우선 권리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단독주택, 아파트의 경우 세입자 조사는 필수. 최우선순위 저당권을 설정하기 전에 먼저 전입신고를 마친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 보증금(전세금)을 반환할 의무가 경락자(낙찰받은 사람)에게 있다. 입찰 참가전에 반드시 세입자 유무, 전입 일자, 확정 여부, 임대보증금, 계약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장답사도 반드시 필요하다. 공부상의 내용과 실제 이용 현황이 일치하는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하기 때문. 주택은 건물의 내부구조, 노후상태, 준공연도 등은 물론 실제 물건의 위치와 지적도 상의 내용이 일치하는지, 물건의 대지면적이 공부상의 면적과 같은지, 경계는 정확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 도움말;태인컨설팅(02―362―8643) 21세기컨설팅(02―3411―9100)
◎경매절차/소유권 취득후 입주까지는 1∼3개월 걸려
시간과 정성을 투자한다면 혼자힘으로도 값싸고 좋은 경매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나름대로 경매절차를 머리속에 그려넣고 단계별로 준비사항을 철저히 체크해나가는게 바람직하다.
①물건 선정 일반적으로 법원에서 경매되는 물건은 입찰 기일 14일전에 각 일간신문에 공고된다. 또 경매전문지에는 최근의 경매물건과 경매날짜 장소 등이 상세히 수록돼 있어 참고할 만하다. 원하는 물건을 선정한 뒤 더 자세한 사항을 파악하려면 관할 법원을 방문, 물건명세서를 열람하면 된다.
②권리분석 및 현장답사 마음에 드는 물건을 정했으면 해당 물건의 등기부상의 내용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부동산 취득에 장애가 되는 법률상의 흠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권리분석이 끝난 다음에는 직접 물건이 있는 현장을 방문, 서류내용과 차이가 없는지를 반드시 살핀다.
③입찰 당일 막도장, 주민등록증, 입찰보증금 10%를 준비해 입찰법정에 들어간 뒤 상오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동안 공개하는 사건기록지를 반드시 열람, 변동사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 입찰표와 입찰봉투를 교부받아 응찰금액을 기재한 후 입찰함에 넣으면 된다. 개함후 최고가매수자를 결정하게 되며 이때 입찰표에 최저경매가보다 낮게 응찰하면 모두 무효처리된다. 입찰표의 금액기재는 수정할 수 없으므로 새 입찰표를 교부받아 다시 기재해야 한다. 일단 제출한 입찰표는 취소 변경 교환이 불가능하다.
④소유권 이전 입찰당일 최고가 매수자로 결정되면 1주일후 낙찰허가가 나며 입찰시 기재한 주소지로 경락잔대금 납부통지서가 발송된다. 잔금납부기간은 1개월 이내이며 대금납부를 안할 경우 경락물건은 재경매에 부쳐진다. 정해진 기일안에 경락대금을 납입하면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데 취득세 등록세 등의 세금을 납부한 영수증과 주민등록등본 토지·가옥대장 등기부등본 등을 첨부, 소유권이전등기 촉탁신청서를 경매법원에 제출하면 이전절차가 마무리된다. 경락후 소요되는 세금과 부대비용은 통상 경락가의 6.5%정도이며 소유권취득후 입주시까지는 경락대금 완납일로부터 1∼3개월 정도 걸린다.<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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