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책 마련 연내 처리”“대안있는 반대 심혈”정기국회 막판에 던져진 노동법·안기부법 개정문제가 정치권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신한국당은 「연내 처리」를 어떻게 실현할지를 고심중이고, 야당은 무작정 저지한다는 인상을 주지않기 위해 반대논리를 개발하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노동법은 경제회생이라는 명분과 재계·노동계의 민심이라는 현실을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신중한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길게보면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어서 여야 모두 개정내용은 물론 처리방식에까지 세심한 전략을 구사 해야할 형편이다.
신한국당은 노동법·안기부법의 연내개정, 특히 노동법의 연내개정에 최선을 다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하고 약속했던 연내처리를 지키겠다는 자세다. 이는 야당이 대안없이 「회기내 처리불가」만을 외치기 어렵게 만드는 압박카드 이기도 하다.
신한국당은 일단 16일부터 당내 여론을 수렴, 당론을 확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홍구 대표가 중진, 소장파 의원들을 두루 만나고 이상득 정책위의장은 환경노동위의 당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그렇다고 이 단계에서 정부가 제출한 노동법의 골간이 크게 바뀔것 같지는 않다. 당지도부는 이미 6개월 이상 노개위가 노동법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새롭게 논의해야할 대목이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대신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노동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정리해고제에 대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한 정책관계자는 『정리해고제의 법제화로 생길 수 있는 근로자의 고용불안, 실업자 양산, 근로자 생계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고용보험제를 강화, 수혜폭을 확대하거나 노동자 생활안정지원특별회계를 신설, 국가재정으로 해고근로자의 생계를 일정기간 책임지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불과 3일 남은 회기에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처리하는 것은 그야말로 졸속입법』이라며 회기내 처리불가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연말 임시국회 소집에도 야당은 회의적이다.
그러나 야당은 법안심의마저 거부할 경우 「대안없는 반대」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대두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야당은 일단 협상에는 응하되 「충분한 심의」라는 이유를 제시하며 법안처리를 내년 임시국회로 이월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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