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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학의 향연’/차주환(요즘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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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학의 향연’/차주환(요즘 읽은 책)

입력
1996.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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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중국고전/쉽게 즐길 수 있고 웅숭깊은 맛 체득케과거 우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던 중국의 고전문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본토인 중국에서도 이제는 화석처럼 존재할 뿐이다. 1917년 구어체 문학운동이 성공을 거둔 후 중국의 고전문학은 종언을 고한 것으로 판정이 나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문학사가들은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사이에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종래 외부 충격의 소산으로만 보았던 현대문학을 고전문학의 창조적 변환의 결과로서 이해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렇게 보면 근대 이후 사멸된 것으로 선고 받았던 중국의 고전문학도 생명력있는 실체로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국의 고전문학은 그간 너무 방치된 탓으로 독자와의 거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유념하여 어렵기만한 중국의 고전문학을 누구든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저술이 오랫만에 선 보였다. 다름아닌, 중국문학계의 태두인 차주환 교수가 지은 「중국문학의 향연」(서울대출판부간)이 그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중국문학 각 장르의 기원, 발전, 특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작품을 감상, 그 웅숭깊은 맛을 체득까지 할 수 있다. 중국소설의 경우 당나라의 전기, 송나라 이후의 화본, 「홍루몽」 등이 서구소설과는 어떻게 다른 형식과 내용을 구현하고 있으며 고대의 독자들이 어떤 점에서 매료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시의 경우 특히 우리에게 낯익은 이백과 두보를 대비해가며 그들의 작품세계를 상세히 조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문학이론, 산문, 사상 고전 등에 대해 대표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개관과 감상을 겸한 해설을 하고 있다. 아울러 초창기 현대문학에 대해서도 한 부분을 할애, 고전문학과의 상관관계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어려운 한문을 표현매체로 삼고 있는 중국문학을 쉽게 가르친다는 것은 사실 전공 강의에서도 난제이다. 더군다나 일반인의 이해를 도모함에 있어서랴! 이같이 훌륭한 중국 문학 입문서는 수십년간의 온축과 체득에 바탕한 원로학자의 기량이 아니고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할 것이다.<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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