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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의 경제적 의미/이백만 경제과학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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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의 경제적 의미/이백만 경제과학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6.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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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은 한국경제에 있어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이 선진국들의 친목단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96년은 바로 개발독재의 액션프로그램인 경제개발5개년계획(1∼7차)이 공식적으로 끝나는 해다. OECD가입도 사실은 개발독재의 결과물이다.61년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은 그해 7월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62∼66년)을 내놓았다. 박대통령은 경제기획원이라는 기구를 신설, 5개년계획을 진두지휘케 했다. 소위 개발독재의 팡파르가 울린 것이다. 『잘 살아 보세』 『하면 된다』 『수출만이 살 길이다』 등의 구호와 함께.

경제개발5개년계획은 80년대 들어 그 명칭이 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으로 바뀌었지만 6공때까지 경제정책운용의 중심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5개년계획의 기능이 정지된 것은 문민정부가 출범한 93년이다. 문민정부는 신경제5개년계획(93∼97년)을 내놓으면서 제7차 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92∼96년)을 자동 폐기처분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개발독재의 액션프로그램이 그 공과에 대한 평가도 없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개발독재 액션프로그램의 마지막 해(계획상)에 한국경제가 최악의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무역적자는 무려 23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매일 약52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96∼97년의 경제는 그렇다치고 새 정부가 들어설 98년은 어떻게 될지…. 신경제5개년계획은 97년에 끝난다. 98년에는 어떤 대통령이 어떤 5개년계획을 내놓을지 알 수 없다. 대권을 향한 정쟁이 격해질수록 불안감은 커질 것이다.

5개년계획과 중장기 거시정책이 대통령의 임기와 일치, 5년단위로 단절되는 것은 벽돌을 위아래로 가지런히 놓아 가며 담장을 쌓는 것만큼이나 불안하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구조가 바로 이렇다. 정권과 정권을 연결해주는 이음쇄 성격의 중장기 거시정책이 없다. 96년 경제상황은 거시정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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