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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신한국당 고문(’96정치인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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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신한국당 고문(’96정치인물:6)

입력
1996.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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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서 ‘정보맨’으로 혼신의 변신/빌 게이츠와의 만남 등 미래형 인물 정열적 추구/민주계 주자 대표성이 가능성인 동시에 한계최형우 신한국당고문에게 올 1년은 가장 바쁜 한해였다. 그는 어느 대권주자 못지 않게 한해를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발걸음이 바빴던만큼 결과도 비교적 튼실하다. 무엇보다 이미지 변신에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게 그로선 가장 소중한 수확이다.

그는 자신의 개인사무실을 21세기 정보화전략연구소로 확대 개편했고, 국회에 정보화정책연구회를 창립했으며, 21세기 정보화엑스포추진위원장직을 맡았다. 컴퓨터의 제왕 빌 게이츠를 만났고,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등 국내외 저명학자들과 토론했다. 투사의 모습으로 점철된 과거형 지도자에서 정보화 마인드를 갖춘 미래형 지도자로의 변신시도였다. 그래서 최고문은 주위로부터 『온산(최고문의 아호)이 변했다』라는 말을 들을 때 어떤 평가보다 기꺼워 한다.

정치적 손익계산을 따져봐도 크게 밑지는 장사를 한 것 같지 않다는 게 최고문측의 자평이다. 압축된 선두그룹에 들어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판세가 유리해 질 것이라는 게 최고문 캠프의 주장이다.

그 근거는 그가 지닌 민주계 대표성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그러나 그에게 민주계 대표성은 자본인 동시에 부채이며, 가능성인 동시에 한계다. 민주계무망론 내지 민주계불가론이 바로 부정적 후자에 속한다.

개혁의 부메랑효과로 「억울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은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다. 이는 어느 개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므로 그가 덤터기를 쓸 일도 아니다. 하지만 자질론과 맞물린 「낮은 본선당선 가능성」부분은 그로선 곤혹스러운 화두임에 틀림 없다. 「대통령감이 못된다」라는 세간의 지적에 최고문측은 『여태껏 상품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었다』 『여권의 대권주자중 벌거벗어 본 적이 없기는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냐』 『여당후보의 득표가 개인의 인기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는 등의 반론을 펴지만 그다지 반향이 큰 것 같지는 않다.

민주계가 당권을 장악하고 영입파가 대권후보를 맡는다는 당권―대권분리설과, 그가 킹이 아니라 킹메이커 역할을 맡을 것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는 소문 등이 정치권에 떠돌았던 것도 결국은 취약한 본선당선 가능성 부분과 무관치 않다.

최고문은 최근들어 부쩍 민주계 단합을 강조한다. 상도동조직의 인간관계 구축을 깔보거나 무시해선 안된다는 공개경고장도 띄웠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민주계 내부에서조차 합일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서두르는 것은 자신없음의 역표현』이라는 한 민주계 인사의 지적은 아무래도 새겨 들어야할 대목인 것 같다.

◎97대선과 최형우/민심 흡인력 얼마나 발휘할까

김영삼 대통령의 의중(김심)과 민주계의 장래는 불가분의 관계다. 김심 없는 민주계는 존재하기 힘들다. 민주계 인사들 스스로 인정하는 명제다. 최고문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YS의 정치문하생」임을 자임해 왔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계에서 YS에 반기를 들 사람이 있다면 이는 온산』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고문측은 『최형우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30여년 정치인생에서 변함없이 그를 규정지었던 한 단어를 고르라면 그것은 「의리」다. 애당초 3당합당에 반대했으나 후일에 가서 합류한 변도 『대의가 아니라 의리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마냥 손을 놓고 점지를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다. 그는 여권의 어느 대권주자 보다도 굳건한 당내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세 결집과 확산에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민주계의 대표성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서인 동시에 김심에 대한 『나요』외치기다. 그러나 정치는 세대결인 동시에 인기대결이다. 그에 대한 대중지지도는 아직 상당부분 미흡하다는게 중론이다.

민주계 일반에 적용되는 미약한 자생력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당내기반과 대중기반간의 부조화와 괴리는 해법이나 묘수찾기가 쉽지않은 난제다.

민주계 내부의 교통정리라는 1차관문도 간단치 않다.

여기에는 두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민주계가 끝내 합일점을 찾지 못할 것 이라는 전망과 특유의 응집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현재로선 어느 쪽도 점치기 어렵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판 자체가 깨질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최고문측은 인력의 법칙이 작용해 세가 더 큰 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계는 후보단일화 보다는 누가 대권후보가 되든 최후의 2인중 1인은 민주계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 전파에 치중하고 있다. 이는 민주계 정권재창출론의 기본전제이기도 하다.

◎8문 8답/“현정부 개혁 성공적 추진/첨단 정보산업 육성 절실”

―차기대통령의 최우선 덕목은.

『지금 이 시점에서 후보관계나 자격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가 이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차기를 이끌어나갈 사람은 첫째,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역사관이 뚜렷해야 한다. 셋째, 미래지향적이면서 과감한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사람의 그릇이 커야하고 통일관이 확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경제난 해결방안은.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4고 2다가 근본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땅값 금리 물류비용 임금 등 4가지가 지나치게 높고 세금과 행정규제가 유난히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해선 개방된 공정경쟁의 원칙아래 가능한한 민간주도의 시장경제체제가 정착되도록 법질서 관행 제도를 합리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기업활동에 대한 행정규제의 과감한 완화 및 철폐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첨단정보산업의 육성이 요구된다. 특히 첨예화 하고 있는 정보통신 산업의 국가간 경쟁에 대비해 정보화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식해 소프트웨어 산업육성에 주력하고 고부가가치 분야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통일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향후 대북정책은.

『통일은 멀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통일은 남북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일에 대해서 환상주의자가 되어선 곤란하다고 본다. 또 체제의 우월성이 입증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바탕으로 평화통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힘에 의한 강압적인 흡수통일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해야 한다. 통일정책은 이같은 범위내에서 적절한 조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우리의 정치력 외교력에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통일이후에는 남북간에 이질적 사회관념, 생활양식, 문화 등을 실질적으로 융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특히 통일초기에 북한주민의 소외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현행헌법의 대통령단임제에 대한 견해는.

『현행헌법은 헌정사상 드물게 여야의 민주적 토론과 협상, 국민적 여론을 수렴해 이뤄졌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현정부의 개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역사적으로 개혁이 당대에 성공한 예는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 백년대계를 위해서 일련의 제도개혁작업은 성공리에 추진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고 민주화가 완성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얼마전 김수환 추기경을 만났더니 「개혁을 하는 과정은 참으로 어렵다」며 「김영삼 대통령은 참으로 큰일을 했다」고 말했다. 「임기동안에는 반대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물러났을 때 큰일을 했다고 역사에 기록될 분」이라고도 했다. 나도 여기에 동감한다』

―현행 당헌·당규상의 경선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의 당헌·당규는 특정인을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서 이뤄진 것이다. 미비한 점이 지적되면 그때가서 합리적으로 보완하면 되겠지만 고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키고 잘 활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경선규정의 공정성에 대해선 별문제가 없다고 본다』

―대선후보 가시화와 경선시기는 언제가 적절한가.

『경제상황 안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 7, 8월께 해도 늦지않다고 본다』

―야권후보 단일화여부에 대한 전망은.

『기본적으로 남의 당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고 싶지않다. 다만 지역적으로나 생리적으로, 그리고 정치성향이나 역정, 이념면에서 볼 때 동질성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대권 어록/“보자기를 풀면 새 모습 나올 것”

◇『앞으로 큰 일을 해낼 것이다. 여러분이 원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데 내가 앞장 서겠다』(2월15일 부산 해운대·기장을 창당대회)

◇『당헌당규에 따라 대통령후보를 경선으로 결정하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후보경선이 당의 분열을 낳고 정권재창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정적 측면이 나타난다면 합의추대도 무방하다』(6월13일 국민대 정치대학원특강)

◇『정권재창출은 변할 수 없는 기본목표다. 어떤 환경에 따라 대통령과 협의·협력 해야할 일이 생긴다면 사적인 욕심을 버릴 수 있다』(8월22일 주간지 인터뷰)

◇『보자기에 싸여 살아온 느낌이다. 보자기를 풀면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다른 모습도 나올 것이다. 아직 나의 모든 것을 국민에게 펼쳐보고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7월4일 주간지 인터뷰)

◇『상도동 계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30여년동안 서로 믿고 인간관계를 공고히 해온 상도동 계보는 문민정부 탄생의 버팀목으로 정치사에 지속된다. 나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문하인으로 30여년간 얽히고 설킨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 인간관계의 구축을 깔보거나 무시하거나 파괴해서는 안된다』(11월25일 지방지 인터뷰)<정리=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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