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나이지리아 이어 러와 투자협정 체결/공장 재가동위한 ‘러’ 협정 의미 각별북한이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투자장려 및 상호보장에 관한 협정」(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하는 등 대외 경제 관계의 새틀을 짜려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10일 처음으로 코펜하겐에서 덴마크와 투자보장협정을 맺었다. 이어 11월11일 평양에서는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투자보장협정이 성사됐다. 세나라 모두 북한과 수교국이다.
투자보장협정은 우리가 대규모 대북경협의 전제장치로 북한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이 러시아, 덴마크, 나이지리아와 맺은 협정은 일반적인 투자보장협정의 내용을 골고루 담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다른 나라(북한)에 투자 했을 경우 △최혜국·내국민 대우(차별대우 방지) △자유로운 과실송금 △수용·몰수 등의 위험 방지 △분쟁 발생시 양 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해결방안 등을 국가(조선인민공화국)가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투자보장협정체결을 요구하는 것도 남북 대화를 성사시키려는 목적 외에, 북한정부 차원의 안전 보장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기업들의 대규모 북한 투자에 따를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 이다. 우리가 투자보장협정을 맺은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49개국이다. 북한이 외국과의 투자보장협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물론 악화된 경제난 해소를 위해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다. 북한은 이미 외국인투자법 등을 통해 외국인들이 북한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여기에 북한은 투자보장협정을 통해 법조문의 애매모호성, 법 운영의 자의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와의 협정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북한의 생산시설은 최소한 50% 이상이 구소련과 관련돼 있다.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의 생산시설 가동률이 30% 이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시설들이 재가동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북한 공업의 상징으로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김책제철소도 재정상화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김책제철소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건설했으나 60년부터 소련의 기술로 확장 됐다.
협정 서명자인 손성필 주 러시아 북한대사는 조인식에서 『우리나라(북)에는 소련때 건설된 많은 큰 공장들이 있으며 이 공장들의 생산정상화와 기술개선을 위한 분야에서 두 나라가 얼마든지 많이 협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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