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61)씨 일가족이 14일 5시간동안 서울시내 나들이를 했다.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탈출, 44일동안 중국대륙을 종단하며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던 김씨 일가 17명은 자유와 평화를 만끽했다.9일 김포공항에 도착, 곧바로 시내 모처 합동신문소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있는 이들은 닷새만의 나들이에서 마음졸인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김씨 일행은 상오 10시부터 하오 3시까지 남산 서울타워와 롯데백화점, 남대문시장 등 3곳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김씨 일행을 알아 본 시민들은 따뜻한 박수로 이들을 환대했다. 버스 한 대에 동승해 첫 코스인 서울타워에 오른 김씨 일행은 기자들의 질문에 『좋다, 황홀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사정과 탈출동기 등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관련기사 3면>관련기사>
중풍을 앓아 불편한 몸을 종일 휠체어에 의지한 김씨도 『남산에 오르니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던 일행은 시간이 지나자 굳었던 표정을 풀었고 특히 어린이들은 백화점에 진열된 장난감과 놀이시설에 놀라워했다.
김씨부인 최현실(57)씨와 친척이라는 소문이 있었던 북한 사회안전부 안전원 최영호(30)씨는 『평소 김씨 가족과 친하게 지내 함께 탈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산구경을 끝낸 이들은 중구 남산동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인근 한식집에서 등심과 된장찌개로 점심식사를 한 뒤 롯데백화점 본점과 남대문시장을 방문, 쇼핑을 나온 시민들의 격려와 위로 박수를 받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탈출동기와 귀순경로, 북한의 최근 동향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김씨 일가는 생활적응을 위한 기본소양교육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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