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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음악계 결산/눈에 띈 소극장 오페라(음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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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음악계 결산/눈에 띈 소극장 오페라(음악노트)

입력
1996.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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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문다. 신년음악회로 팡파르를 울렸던 96년. 과연 음악계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잃었나. 차분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면서 새해를 계획할 때이다. 우선 올해 공연계는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 전반적으로 양에 비해 내실이 부족했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 여파 때문에 어려움이 컸다. 의미있는 연주회조차 객석 점유율이 낮았고 거품문화현상이 빚어낸 후유증의 최소화가 큰 관심사였다.그런 중에도 수확은 있었다. 엘리어트 가디너의 몬테베르디 합창단이 들려준 바흐의 「나단조 미사」나 명쾌한 지휘자 마리 얀손스의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충실과 신선감은 예술성있는 연주회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명동성당 「메시앙 연주회」는 진솔한 연주행위에 대한 감사로 이어졌지만 대중성을 겨냥한 소프라노 조수미 신영옥의 공연은 자칫 식상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절제력이 필요했다.

그랜드 오페라공연은 기억에 남을 것이 없었지만 관객에 가까워지려는 소극장 오페라 활성화가 눈에 띄었다. 연주가로는 곽승 임헌정(이상 지휘자) 이경숙(피아노) 김남윤(바이얼린)이 돋보였고 박정원(소프라노) 김영환(테너)이 도약했다. 또 클라라 김(오페라 코치)은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었고, 신예 소프라노 윤이나는 오페라에서 순발력있는 연기로 각광받았다.

46년 임원식씨의 지휘로 「그리그 피아노협주곡」을 초연한 피아니스트 윤기선씨는 26일 임씨와 함께 50년만에 재공연함으로써 한국 피아노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올해에는 예술의전당이 관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정동극장이 인터넷을 개설하는 등 공연장의 개혁을 주도하면서 관 주도의 공연장에 자극을 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의 문화지원이 국민들에게 활력소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면서 더욱 도약하는 97년을 기대한다.<탁계석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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