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소설 등 온통 ‘전생신드롬’/‘연령퇴행’ 기억살리는 정신치료 요법도 등장/“유사기억” 비판도 많아전생을 주제로 한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노래 등이 급속하게 유행하고 PC통신에도 전생을 주제로 하는 동호회가 생겨났다. 또 전생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내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의술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000년의 시공을 넘나들며 장군 악사 은행나무 매 등으로 환생을 거듭하며 남녀가 사랑하는 내용의 영화 「은행나무 침대」가 6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TV에서는 시공을 초월한 순정 드라마 「8월의 신부」가 인기를 끌었다.
정신과 의사 김영우씨의 임상기록 「전생여행」은 1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기록했고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티벳사자의 서」 「윤회의 비밀」 「윤회의 전설」 「나는 아흔여덟번 환생했다」 「천년의 사랑」 등 전생과 윤회를 다룬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의 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무린바타」가 나왔다.
대중가요에서도 환생을 노래한 신승훈의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룰라의 「천상유애」, 김민종의 「귀천도애」, 윤종신의 「환생」 등이 연이어 나왔고 불교에서 말하는 「업」을 뜻하는 제목의 만화 「카르마」도 인기다. 전생 바람은 PC통신에도 불고 있어 정신과학동호회가 하이텔 등에 전생 코너를 개설했다.
현재 전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크게 두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현실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탈출구로서 전생에 관심을 갖는 측면이다. 또 하나는 학자나 일반 연구가들이 전생을 하나의 탐구영역으로 파악하려는 추세이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전생 문제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김영우씨의 「전생여행」이 종교나 심령과학 차원의 전생 문제를 의료행위로 끌어들이면서 논쟁을 촉발시킨 것이다. 그가 정신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최면기법의 일종인 「전생퇴행요법」이다. 「전생여행」은 바로 이 방법을 사용한 임상실험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최면기법에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이용하는 것은 주로 「연령퇴행」방식. 이를 이용하면 1살때의 기억까지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연령퇴행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전생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전생퇴행이다.
그렇다면 전생은 존재하는가. 또 환자의 기억이 전생에 대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이것이 불확실 할 경우 이 요법은 무의미한 것이다.
대한최면치료학회 변영돈 회장은 『최면상태에서는 환자의 평소 생각과 유도자의 암시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장면들이 연출된다』면서 『그것은 기억이 아니라 기억으로 위장된 유사기억(pseudomemory)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전생 체험이란 것은 전생의 기억이 아니라 무의식의 편린일뿐이라고 지적한다. 김영우씨는 의학계의 반론이 쏟아지자 『전생이 존재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책 표지에는 「전생은 존재한다. 그리고 기억할 수도 있다」라고 기록돼 있다.
◎신세대 철학자 이주향 교수의 전생관/“불만족 현실도피 환상 몰입일뿐”
「신세대 철학자」. 수원대 철학과 이주향(32) 교수는 현대인이 전생문제나 초자연, 신비주의 등에 관심을 쏟는 이유를 눈부시도록 복잡하게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찾았다.
『전생설과 같은 검증도 반증도 되지 않는 것에 빠지는 것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와 그것을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간에 생겨나는 괴리를 반영하는 것이죠』
그는 전생 신드롬이 널리 퍼지는 것에 대해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환상을 찾게 되고 그것이 우연히 전생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정신병리학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지독히 빨리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인간의 삶은 오히려 변화하지 못하고 있어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돈쓰는 일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죠. 사회변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신비주의나 초자연, 무속 등으로 사람들을 몰아넣을 때가 많아요』
그는 또 전생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평범한 현실을 거부하고 과거를 왜곡해 정신적으로 보상받으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생을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주로 자신이 과거에 나폴레옹이나 장희빈 등 역사적 인물이었다는 것이 주류를 이루어요. 물론 예외도 있지만. 이는 초라한 자신에 대해 위로를 받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환상속에서 안식을 찾으려는 것이죠』
그는 어제를 들여다보고 내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심정은 오늘의 믿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의 소설이나 노래 영화 드라마 등에 전생과 절체절명의 사랑이 혼합된 상태로 나타나는 것도 혼란한 마음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생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쓴 뒤 전화로 이런 「충고」를 들었다고 했다. 『나는 전생에 황제였던 사람으로 당신이 전생이 있느니 없느니 운운하는 것이 몹시 불쾌합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전생체험 임상기록
브라이언 와이스의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와 김영우의 「전생여행」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전생 체험자들의 증언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최면에 걸려있는 동안 그들이 체험했다는 「전생의 세계」에는 그들이 현생에서 전혀 가보지 못한 국내의 어느 장소는 물론 외국도 등장한다. 시점도 수십년에서 수백년전 과거가 주류이며 가끔씩은 미래 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들 자신은 전생체험에서 평범한 인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귀족 혹은 역사적 인물로도 등장한다. 반면 주변 인물로는 대개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이 나타난다.
「전생여행」에 나온 임상기록 중 일부를 소개한다. ( )안은 의사의 말.
『(주위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까) 전쟁터입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저는 여자입니다. 이름은 순례. 23살입니다. 청나라 병사 두명이 날 바라보고 있습니다. 곧 능욕당할 것 같습니다. (다른 장면으로 가십시오) 결혼식입니다. 16살입니다. 남편은 박칠갑. 신부복을 입고 족두리를 쓰고 있는데 키는 150㎝, 예쁜 편입니다. 신랑은 키가 크고 씩씩합니다. 그 신랑은 37살에 죽었습니다. (다른 장면으로 가십시오) 저는 비구니입니다. 저는 청나라 병사에게 강간당한 후 화냥년이란 소리를 듣고 결국 집을 나왔습니다. 법명은 유심입니다. (죽음의 순간으로 가보십시오) 푸른 하늘이 보이고 밝은 빛줄기가 보입니다. 수행을 더 했어야 하는데. 저를 능욕한 청나라 병사들의 영혼은 참으로 불쌍합니다. 더 큰 수행과 깨달음을 가르쳤어야 하는데 제대로 못했습니다. (깨어나십시오)』
또 다른 임상기록.『(어디에 있습니까) 이집트입니다. 저는 현장을 감독하고 있습니다. 피라미드를 건축하는 것인지 저는 오라켄테라는 이름의 부역자 감독관입니다. 나이는 40세정도. 제가 채찍질한 사람이 있는데 그사람은 저를 무척 괴롭힌 현재의 직장 상사입니다. 기원전 4세기입니다. 파르테논 신전과 비슷한 기둥들이 보입니다. 도서관인 것 같기도 하구요. 도시는 알렉산드리아입니다. (죽음의 순간으로 가봅시다) 칼에 찔려죽었군요. 제가 괴롭히던 직장 상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가 칼을 가지고 덤벼들었나요) 뒤에서 기습을 했습니다. 오른쪽 허파를 찔려서 숨쉬기가 어려웠습니다. 죽음 이후가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지옥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채찍을 맞았나요) 네, 제가 괴롭힌 것보다 훨씬 더 괴로움을 당했습니다』
◎생활풍수 전문가 이재석씨/“수맥·기흐름 잘 살리면 인체에 미치는 화 막아”/설명할 수 없다고 미신으로 보는건 잘못
이재석(59) 전 주택은행 흑석동 지점장. 올해 초 재래풍수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생활풍수 인테리어를 주창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주인공이다.
『현대의 새로운 환경에 적합하도록 응용하는 전통적 풍수의 한 갈래가 생활풍수라고 할 수 있죠. 한마디로 동식물처럼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생활태도를 가리킵니다』 그는 『생활풍수의 원리는 결코 미신이 아니며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기와 생활풍수 인테리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일반인들에게 그는 분명 초능력자처럼 보인다. 실제로 TV에 30여차례 출연,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고 담배의 니코틴을 제거하는가 하면, 눈빛만으로 동전이나 팔랑개비를 좌우로 돌리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초자연 신드롬을 취재하려면 기를 알아야 한다』며 취재진에게 염력을 실현해 보인 뒤에야 인터뷰에 응했다.
이씨가 기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6년전 경기 안양시 호계동 지점장 시절. 점포에 생수를 떠다주는 한 노인을 우연히 알게됐고, 역학과 주역에 능통한 이 노인에게서 「마음먹기에 따라 마음대로 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부산의 연산동 지점장 때는 추의 대가로 알려진 윤모씨를 만나 추의 이용법을 배웠고, 노량진 지점장 시절에는 수맥찾기에 조예가 깊은 임응승 신부를 만나 기를 본격적으로 연마했다.
지난 8월 정년퇴직한 그는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서울빌딩 6층에 「기와 생활풍수 인테리어」라는 사무실을 차린 뒤 더욱 바빠졌다.
『수맥은 인체는 물론 동식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수면중인 사람의 뇌파는 3∼4㎐에서 14㎐를 오르내려야 하는데 7∼8㎐의 주기를 가진 수맥파가 이를 방해하게 돼죠. 수맥파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아파트 20층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일터나 침실 밑에 수맥이 있으면 괜히 몸이 아프고 잠을 자고나도 개운하지 않거나 악몽에 시달려 각종 질환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생활풍수 이론은 이러한 수맥의 유해성을 이해, 방과 가구의 위치 및 잠자리 등을 정해 화를 막는다는 것이다.
기의 흐름을 잘 살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인다. 한 예로 잠자리는 출입문의 대각선 방향 귀퉁이에 위치하는 게 좋다. 출입문과 일직선상에 침대가 있으면 갑작스런 사람의 출현에 놀라 기에 손상을 주고 신경질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기를 미신이나 신비주의의 일종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자연현상에는 현대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무척 많습니다. 분명히 존재하는 현상인데, 설명할 수 없다고 미신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죠. 이제 과학자들도 기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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