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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가지 깨달음/서화숙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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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가지 깨달음/서화숙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입력
199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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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체 「장애인과 함께」는 장애인의 날(3일)이 있는 12월을 맞아 「장애인과 1일 외출하기」행사를 벌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참가를 신청하면 이 단체에서 연결해 준다. 지금까지 23쌍이 그렇게 하루 나들이를 했다. 기자 역시 10일 한나절 동안 동참했다.함께 외출한 장애인은 전은경(32·여)씨. 왼손만이 비교적 자유로워서 외출을 할때는 휠체어를 끌어줄 사람이 필요한 뇌성마비 1급장애인이다.

87년 전남 목포에서 올라온 전씨는 서울에서 가본 곳이 거의 없다. 초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마쳤고(①장애인은 실질적으로 의무교육조차 받지못한다) 중등과정 이후 교육은 포기했다.(②그러니 취업도 어렵다) 지금 살고 있는 노원구 중계동 시영아파트에서 일요일이면 상계동에 있는 교회에 가고, 월요일이면 일원동에 있는 밀알선교단으로 외출하는 것이 전부이다. 일요일에는 교회에서 차로 데려갔다 데려오고 월요일에는 자원봉사자 남학생 2명이 와서 지하철을 탄다.(③종교라도 있어야 외출이 쉽다)

전씨가 가고 싶어한 곳은 남산. 중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내리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중계역은 휠체어리프트가 있지만 충무로역은 없고 노원역에서 갈아타려면 에스컬레이터나 경사로도 없는 45개 계단을 휠체어를 밀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④서울은 건장한 사람만이 살만한 도시이다) 결국 택시를 탔다.(⑤장애인은 돈이 많아야 한다) 남산타워 바로 앞에 서고 싶었지만 100m앞에 말뚝을 세워놓아 어떤 자동차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⑥노약자를 배려하는 융통성이 없다)

돌아올 때 택시를 기다리자니 주차장을 찾아 올라왔던 곽윤화(44·인쇄업)씨가 태워다 주겠다고 나섰다.(⑦시민들의 의식은 정부보다 앞서간다) 비원과 창경궁을 달리면서라도 구경하니 전씨는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⑧버스에는 왜 휠체어리프트가 없을까) 경제적으로 우리에 뒤진 중국에서조차 공공시설에는 휠체어용 경사로가 있다. 여기에는 최고 권력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아들 푸팡(박방)이 장애자라는 사실이 일조를 했다.(⑨최고 권력자의 아들이 장애라도 겪어야 「망발」을 안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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