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제조기라 부르지 마세요”/음악은 기계아닌 감성의 작업/가요계 3년새 댄스곡 돌풍 일으켜/새 앨범 ‘이노센스’ 작사·노래 숨은 재주작곡가 윤일상(22)에게는 「히트곡 제조기」라는 별명이 항상 붙어 다닌다. 만드는 노래마다 히트하기 때문이다. 불과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그는 무수한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박준희의 「오 보이」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DJ DOC의 「OK OK」 「겨울이야기」 「리멤버」, 서지원의 「첫눈이 오는 날」, 이주엽의 「너나 잘해」를 만들었다. 올해의 크고 작은 히트곡인 영턱스클럽의 「정」, 터보의 「Love Is」, 스크림의 「천사의 질투」, 구피의 「많이 많이」, 김완선의 「탈렌트」, 이승철의 「오늘도 난」, 쿨의 「운명」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어린 나이지만 곡당 500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히트곡 제조기」는 그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다. 『제가 무슨 노래 만드는 기계인가요?』 그가 음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감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든 댄스곡들은 다른 노래들과 다르다. 속도는 느리지 않지만 듣는 사람을 쉴새 없이 몰아치는 기계음의 반복은 아니다. 끼어들 여지를 남긴다. 다소 건방진듯 하면서도 적당한 자극과 여백이 공존하는 그의 댄스곡들은 그래서 유난히 귀에 잘 들어온다.
그는 새로운 댄스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트로트 멜로디를 도입한 「정」이 그 첫 시도이다. 「Love Is」에서는 얼터너티브를 응용했다. 거기에는 한국적인 음악을 만들겠다는 뜻이 숨어있다.
『더이상 외국곡을 모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그는 잘라 말한다. 가능하다면 국악을 댄스 음악에 접목시켜보겠다는 계획도 있다. 그것이 세계시장 진출의 유일한 길임을 그는 안다. 빌보드 10위권안에 드는 노래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평생 목표다.
그는 얼마전 「이노센스」라는 음반을 냈다. 「사이키」라는 원맨 밴드의 이름으로 작사 작곡 노래를 혼자서 다했다. 스스로를 연주하는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왜」와 「행복탈출」은 댄스지만 그 외에는 R&B 블루스 레게 등 다양하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와 드라마 음악작곡가인 외삼촌 최경식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은 때문이다.
『사실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예요』 그에게는 「댄스 작곡가」라는 타이틀도 달갑지 않다. 『댄스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지만 음악의 한 부분일 뿐이죠. 음악이 줄 수 있는 건 기쁨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으니까요』 끊임없이 떠오르는 멜로디 중에는 댄스 아닌 곡들이 더많다.
내년부터는 미국 유학을 준비할 생각이다. 남들과 다른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작곡이지만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느낀다. 『음악이 좋아요. 공부를 해야 평생할 수 있죠』 자신이 만드는 노래만큼이나 발랄하고 확신에 찬 대답이다.<김지영 기자>김지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