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주권이 중국에 넘어간 후 5년간 홍콩을 이끌어나갈 초대행정장관이 결정됐다. 굳이 앞으로 남은 절차를 따진다면 중국정부의 공식승인과 임명이 있긴 하지만 모두 형식일뿐 대세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로써 과거 150여년간 모두 28명의 영국인 총독에 의해 통치되어 온 홍콩은 이제 역사의 전환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고 있다.새 홍콩 특별구 행정장관이 된 동젠화(동건화)씨는 바로 대륙태생이며, 영국에 유학도 한 뒤, 현재는 홍콩 제1의 해운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따라서 장쩌민(강택민) 등 중국 최고 지도부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서방세계와도 폭넓은 교유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또 가족관계에서 한국과도 인연을 맺고 있고, 유수의 재벌총수와도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밝혀져 우리에게 한층 친밀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홍콩의 주권반환일이 불과 6개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홍콩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낙관과 비관 사이를 오락가락할 정도로 주민들의 불안이 팽배해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걸린 기대란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국과 홍콩의 관계는 바로 상호의존적인 입장이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홍콩은 중국현대화의 학교이자 교과서 구실을 한다. 선진적인 관리기술이나 발전형태 등이 그대로 대륙에 옮겨져야 할 요소들이다.
게다가 홍콩은 대륙에 막대한 개방 재원의 공급자가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사상 초유의 「1국2제」실험장으로서 홍콩을 조심스럽게 다뤄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이어질 대만통일작업 역시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로는 이 모든 것들이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데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84년 중국과 영국 사이에 체결된 기본조약이나 공동성명에는 주권반환 후 홍콩은 현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50년간 유지토록하며, 외교·국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홍콩인 스스로 결정하고 활동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같은 약속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언론 등 각방면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고, 경제분야에서는 「간섭」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권반환 후 대륙의 만연된 「부패」까지 유입, 확산되면 사회의 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불안도 함께 한다.
동씨의 당선직후 벌써부터 「중국지도부의 충실한 시녀」 또는 항인항치가 아닌 상인항치 별명이 나도는 것도 이의 반영이라 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기업·상사·금융기관 120여개가 그곳에 진출해 있고, 6,000여 교민이 있어서 뿐만 아니라 홍콩의 안정과 발전은 바로 동북아 안정의 지렛대라는 점에서 동행정장관의 노력과 역할을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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