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들 “구시대적 발상” 강력 반발신한국당이 노동관계법 연내처리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있다. 12일 상오 이홍구 대표 주재로 열린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전날 의원총회의 일부의원 발언에 대한 집중성토가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 김철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격한 용어를 써가며 회의분위기를 전했다. 『회의에서 당직자들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보인 태도에 대해 대단히 개탄하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당으로서는 앞으로 유사한 작태가 발생할 때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당지도부가 의원총회에서 노동법 연내처리 방침에 이의를 제기한 의원들에 대해 이처럼 강력히 대응한 것은 노동법 처리가 그만큼 화급한 현안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당내분란·적전분열로 비쳐질 가능성이 농후한 사안임에도 유례없이 강경한 어법으로 소속의원들을 질책한 것이다. 이날 고위당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지적했다. 『당이 당론을 결정하면 당 구성원은 따라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동안 소속위원회별로 충분히 토론할 기회를 주었다. 그래서 의원총회 직전까지만해도 건의는 몰라도 당론에 반대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막상 의총에서 당론이 어떻든 나는 반대한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당원으로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구두경고의 대상이 된 당사자들은 『의원총회에선 말 그대로 어떤 의견이든 자유스럽게 개진해서 총의를 모아야 하는 자리』라며 『민주정당·정책정당을 표방하는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의총발언을 문제삼아 구두경고까지 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상의 해당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설사 당론에서 벗어나는 의견이 있었다 해도 질책운운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이대표는 이날 하오 환경노동위소속 의원들을 국회 대표위원실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대표는 연내처리의 당위성을 재차 설명하고 고위당직자회의의 결론을 전한 뒤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대표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간담회장을 나오는 의원들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않았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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