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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최상일 PD(NC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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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최상일 PD(NC가 만난 사람)

입력
199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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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되살린 ‘진짜 방송쟁이’/무관심속에 버려진 구전민요 찾아 전국 뒤져/‘품은 들어도 해야할 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민족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한국민요대전 시간입니다…』 진행자의 어눌한 멘트가 끝나면 민요가 흘러나온다. 촌부가 부르는 구전민요는 세련된 맛이 없고, 투박하기만하다.

라디오 애청자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 멘트의 주인공은 MBC 라디오의 최상일(38) PD. AM에서 하오 4시5분부터 10분까지 구전민요 1∼2곡을 들려주는 「한국민요대전」의 제작겸 진행을 맡고 있다.

그는 5분짜리 프로그램에 꼬박 8년을 매달렸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방송대상을 받았고 지난 10일 구전민요 200여종, 2,225곡을 CD 103장에 수록한 「한국민요대전」 CD전집도 냈다. 전국을 뒤지며 건져 올린 싱싱한 구전민요는 모두 300여종, 1만여곡. 사라져가는 우리 구전민요의 맥을 되살린 것이다.

『밀린 숙제를 끝낸 후련함과 자식을 떠나 보낸 허전함이 교차합니다.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민요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태동하길 바랄 뿐입니다』

8년간 최상일 PD 등 PD 10여명이 참여했고 기초조사 답사 녹음 자료정리 발간작업 등에 동원된 연인원만 1만여명, 경비는 10억원에 이른다.

『음악PD로서 민요판이 너무 없어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엄청난 작업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밭매는 소리, 도리깨질 소리 등 고달픈 노동의 삶에 활력을 주는 구전민요는 무관심 속에 「바다」처럼 널려 있었다. 노동과 놀이의 현장에서 유리된 죽은 민요가 아닌 살아 있는 구전민요에서 그는 잃어버린 우리 역사와 삶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후속작업으로 「한국의 굿」 녹음에 들어갔다. 「품」은 많이 들고 「폼」은 안나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그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진짜 방송쟁이」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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