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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문화상품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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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문화상품 No.1

입력
199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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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상품이다. 작품성 없는 베스트 셀러도 반쪽이지만, 보지않고 듣지않는 문화상품도 「절반의 실패」이긴 마찬가지다. 문화는 그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한다. 그 둘을 모두 거머쥘 때 문화는 힘을 얻고 발전한다.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각 분야의 문화 상품들은 과연 최고로도 손색이 없었을까.○좀머씨 이야기

▷출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좀머씨 이야기」는 92년 11월 초판이 나왔지만 올해 50만부가 훨씬 넘게 팔렸다.

128페이지 분량의 자그마한 이 책은, 세상에 대해 『제발 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둬』라고 요구하는 평범한 주인공의 동화같은 일화들이 각박한 세태를 사는 우리 사회 독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 주면서 공감을 얻었다.

특히 삽화로 쓰인 산뜻한 수채화들은 「책」이라는 매체로부터 멀어져만 가는 독자들을 끌어당기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후 「연어」 「굿바이 마이 프렌드」 등도 적은 분량, 삽화 사용 등 비슷한 포맷으로 잇달아 성공을 거둬 「좀머씨 이야기」는 90년대 우리 출판의 한 경향을 만들어 냈다.<하종오 기자>

○늙은 창녀의 노래

▷연극◁

연극계의 불황이 끝이 안보인다. 어떤 희망어린 징후도, 긍정적인 단서도 찾을 수 없다. 양희경의 모노드라마 「늙은 창녀의 노래」(연출 김태수)가 거둔 성공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 「늙은 창녀의 노래」는 95년 9월 대학로극장에서 첫공연을 시작한 후로 지방순회공연을 끝낸 이달까지 12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상업성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한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다. 또 지방, 주부 관객이 줄을 이어 서울, 20대 여성 중심인 연극 관객층의 다변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지하철 1호선

▷뮤지컬◁

올해 뮤지컬은 대약진이었다. 그 중 으뜸은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이다.

폴커 루드비히의 원작을 가수 김민기가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 연출한 것이다.

94년 첫 공연을 한 이래 올 한해만도 6만 명에 이르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장기레이스를 계속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의 성공요인으로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 극의 스피디한 진행, 연출진들의 뛰어난 연기. 좀더 근본적으로는 전통적인 연극의 장기 침체, 수입 대형 뮤지컬의 현란한 볼거리 공세에 대한 대중들의 싫증이 「지하철 1호선」의 성공을 낳았다.<황동일 기자>

○스피드

▷음반◁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 김건모의 4집 「스피드」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스피드」는 타워 레코드 집계에서도 장르를 초월해 1위를 차지했다. 음반사인 도레미측은 160만장이 팔렸다고 주장한다. 이로써 김건모는 가요사상 첫 100만장 시대를 연 2집 「핑계」와 230만장이 팔려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3집 「잘못된 만남」에 이어 3회 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4집은 그를 만든 김창환의 곁을 떠나 처음 낸 음반이어서 의미를 더한다.<김지영 기자>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콘서트◁

10월 11, 13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졌던 마이클 잭슨은 세계적 스타답게 국내 공연의 모든 기록을 갱신했다. 단 2회 공연에 마이클 잭슨에게 지불된 개런티만 220만 달러(약 17억원). 3대의 전세기로 입국한 공연 관련 스태프가 190여명, 무대장비는 430톤에 달했다. 마이클 잭슨의 공연은 대규모 무대와 현란한 볼거리로 관객을 압도했고 우리의 조악한 공연기획, 연출에 충격을 주었다. 관중수는 첫날 3만5,000여명, 둘째날 5만여명. 이들이 낸 입장료도 사상 최대인 56억2천여만원에 이른다.

○목욕탕집 남자들

▷방송◁

지난해 11월 시작, 중반이후 5개월 동안은 줄곧 시청률 50%를 상회한 「목욕탕집 남자들」. 당초 50회로 예정되었으나 무려 33회나 연장 방송했다.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특유의 인간심리를 찌르는 속사포식 대사와 이순재 강부자 윤여정 남성훈 등 이른바 「김수현사단」 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가 히트요인. 그러나 특정 국가를 비하하거나 저속한 대사를 구사, 눈총을 받기도 했고 「인기있는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이냐」라는 해묵은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주요 출연진들은 10여개 CF에 출연, 막대한 과외 수입을 짭짤하게 올렸다. 바람을 타고 후속작인 「첫사랑」도 방영초부터 줄곧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박천호 기자>

○아기공룡 둘리

▷비디오◁

비디오가 히트상품이 되려면 소비자들이 직접 사서 보는 셀스루여야 한다.

지난해 「라이온 킹」이 그랬고, 올해도 「아기공룡 둘리」가 10월 발매이후 지금까지 13만5,000개를 대여점과 소비자들에게 팔아 1위를 차지했다. 디즈니만화에 매년 흥분했던 우리 관객들에게 오랜만에 우리 정서와 그림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반가운 작품. 가족영화 「쥬만지」, 액션물 「언더시즈2」 등의 강력한 도전을 뿌리쳤다.<이윤정 기자>

○투캅스2

▷영화◁

강우석 감독은 역시 흥행제조기. 4월에 뚜껑을 연 「투캅스 2」는 『1편 만한 속편 없다』는 징크스를 깨려는 듯 인기를 몰아갔다. 3개월 동안 서울에서만 70만 6,000명. 93년의 1편(86만명)에 못지 않았다.

박중훈의 파트너로 나온 신세대 형사역 김보성의 액션과 우직한 모습이 박중훈의 코믹연기와 잘 어울렸고, 1편의 상황을 패러디해 관객들을 더욱 웃겼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비해 올해는 그런대로 한국영화가 호조를 보인 편. 외화는 「인디펜던스 데이」가 단연 1위. 97만6,000명이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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