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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좌제’에 걸려 국회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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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좌제’에 걸려 국회 좌초

입력
199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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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시기 이견 팽팽 본회의 연기끝 유회선거법상의 「연좌제」 폐지문제가 국회의 최대 걸림돌로 대두됐다. 12일 하오 새해예산안과 제도개선법안 및 추곡수매가 동의안 등을 일괄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본회의는 연좌제 폐지 적용시기를 둘러싼 여야간의 이견으로 열리지 못하고 자동유회됐다. 또 추곡수매가 인상문제는 여야 3당 정책위의장간에 합의가 이뤄졌으나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야당의원들이 한때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는 당초 하오 3시에 개의하기로 예정됐었으나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 연좌제 폐지 소급적용여부를 둘러싸고 신한국당과 자민련의 의견이 맞서 개의시간이 몇 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거듭했다. 신한국당은 4·11총선 선거사범을 연좌제 폐지 적용대상에서 제외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민련은 현재 재판에 계류중인 선거사범도 연좌제 폐지 혜택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사무장이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당선무효의 위기에 처한 자민련 조종석 의원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회의는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자민련과 같은 입장」이라고 발표했지만 연좌제 폐지의 소급적용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당지도부의 「당론」 관철 요구와 타당의 비협조사이에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자민련 이정무 총무는 이날 하오 5시께 국회에 나타나 총무회담에 참여했다. 여야 3당총무들은 연좌제 폐지문제에 대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다만 이날 본회의를 유회시키고 13일 하오 2시에 본회의를 다시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김수한 의장은 총무들에게 『아직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들의 걱정이 대단하다』며 『산고를 거쳤으니 이제 그만 옥동자를 분만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하오 2시 국회에서 열린 자민련 의원총회는 초강경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연좌제 폐지와 관련 신한국당의 입장을 강력히 성토하고 이 문제에 소극적 대응을 하고있는 국민회의측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의총에서 이원범 의원은 『선거사범으로 기소된 의원 10여명중 우리당 의원은 5명이나 될 정도로 우리만 유독 짓밟히고 있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여당의 법안처리를 저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신한국당은 법을 개정하면서 과거에 법적으로 문제가 돼 사법 조치를 받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도 신법을 적용하려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예결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원안 71조6,020억원에서 2,014억원을 순삭감한 총 71조4,006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의결했다. 세법개정에 따라 세입감소규모가 1,984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삭감규모가 미미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여야합의로 원만하게 처리됐다.

또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상오 추곡수매가 인상률을 당초 정부안인 지난해 대비 3%에서 1%포인트 올린 4%로 결정했다. 농림해양수산위는 이날 하오 2시 전체회의를 열어 추곡수매가 인상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소속 의원들이 정책위의장 회담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회의참석을 거부하는 바람에 유회됐다.<김광덕·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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