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탐조여행/군무장관… 환경교육도12월부터 2월까지는 철새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기. 환경교육을 겸해서 자녀들과 떠나도 좋고 혼자 떠나 철새떼의 장엄한 비상을 구경해도 좋다. 이 무렵이면 환경단체와 생태기행 단체가 기획하는 탐조여행도 많다.
환경단체 「녹색연합」도 8일 금강하구둑으로 「철새여행」을 떠났다. 금강하구둑은 덕유산과 속리산에서 흘러온 물이 서해와 만나는 곳으로 세계 최장의 갯벌과 인근 논산, 강경평야에서 나는 풍부한 먹이가 새떼를 불러모으는 곳이다.
강원 철원군이 재두루미 두루미 기러기, 경기 파주군이 두루미 기러기, 경기 강화도가 두루미 저어새 도요새, 경남 창원군의 주남저수지가 고니와 기러기의 도래지로 손꼽힌다면 이곳은 청둥오리 가창오리가 유명하다. 특히 철새가 가장 많이 몰려드는 1월이면 80종이 넘는 새들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룬다.
이날도 눈짐작으로만 청둥오리 5,000여마리, 붉은머리갈매기 300여마리를 비롯하여 고니 혹부리갈매기 물수리새 등을 구경할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가창오리는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강사로 나선 김기섭(36·경희고 생물담당)씨는 『지난해 5,000마리나 되던 기러기도 올해는 한 마리도 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철새여행에 참석한 사람은 40명. 간간이 내리는 비가 성가스럽기도 하련만 단안경에 얼굴을 들이대고 400m앞 바다에 떠있는 까만 새떼를 보느라 진지하기 짝이 없다.
특히 어린이 5명은 질문이 많았다. 차명진(38·김문수 의원 보좌관)씨의 아들 민권(8)이 『아빠, 청둥오리 두 마리가 씨름을 해요』하고 외친다. 강사인 김씨는 『번식기라서 수컷 2마리가 다투는 모습』이라고 설명해준다. 다른 어린이들도 몸이 무거운 고니가 날아오르기 위해 수면위에서 한참을 뜀박질 하거나 흰뺨검둥오리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목을 아래위로 으쓱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다.
상오 7시께 서울을 출발해 인근 왕암저수지에서 원앙과 쇠오리를 구경하고 금강하구둑에 도착한 「철새여행」모임은 점심을 먹고 군산시 나포면까지 금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참가자들을 우울하게 한 것은 지난해보다 새가 준 데다 상류에서는 철새를 보기 더욱 힘들었다는 사실. 군산조류보호협회장 이근창(43)씨가 『웅포대교건설과 제방공사로 새가 부쩍 줄어들었다』고 설명한다. 강사인 김씨는 『금강하구둑 때문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아 염수성 식물이 줄어들고 갈대가 지나치게 우거지면서 새가 줄어드는 데다 군산 앞 갯벌을 메우는 군장지구건설로 철새의 생태는 더욱 위협을 받고 있다』고 덧붙인다.
주부 김도선(33)씨는 『새들을 직접 보게 돼 기뻤는데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들으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나 친구와 혹은 혼자 구경 삼아 새를 보러왔다가 생태보호운동가가 되어 돌아가는 표정이 참가자들마다 역력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