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해운기업 회장… 장쩌민 신임 두터워11일 홍콩의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둥젠화(동건화)는 지난달 2일 400인 추선위원의 명단이 발표되면서 이미 행정장관 당선이 확실시됐던 인물이다.
홍콩최대 해운기업인 동방해외집단회장인 동은 1월 출범한 홍콩인수주비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고 있을뿐만 아니라 장쩌민(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주비위 발족식에서 사진촬영도중 10m가량 떨어져 서 있던 그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환담을 나누었을 정도로 중국정부가 신임하는 인사로 꼽혀왔다.
동은 특히 선거기간에 「상인치항(기업인이 다스리는 홍콩)」을 모토로 내걸고 천안문 사태 관련인사의 처리문제 등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입장을 견지, 중국측의 지원에 화답했다.
이로 인해 홍콩내 정치평론가들로부터는 「상인본색(철두철미한 장사꾼)」이라는 혹평을, 민주인사들에게서는 『행정장관후보가 아니라 중국정부의 대변인 후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그는 『초대행정장관의 첫째 임무는 과도기간에 홍콩의 번영을 유지하고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고수해 왔다.
37년 상하이(상해)에서 태어난 그는 49년 중국대륙이 공산화하면서 당시 상하이의 해운왕으로 불리던 부친 둥하오윈(동호운)을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다.
홍콩에서 중학교를 졸업한뒤 영국으로 유학, 리버풀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마치고 69년 홍콩으로 돌아와 부친아래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79년 부친이 작고한 뒤 동방그룹을 인수했으나 85년 세계적인 해운경기 불황으로 경영위기에 몰리자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재정지원을 받아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홍콩최대의 기업인인 리카싱(이가성)과 합작으로 85년 중국에 진출하는 등 중국내 투자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는 11일 당선이 확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중국·외신기자들의 질문에 광둥(광동)어·영어·베이징(북경)어로 답변, 유창한 외국어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부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차남 리신(입신·28)씨는 홍콩인 린웬더(임문덕·AIA 홍콩 사장)와 한국인 방혜자씨 사이에 태어난 린융란(임영란·28·피아니스트)씨와 94년 결혼,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홍콩=박정태 기자>홍콩=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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