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의원 구제난관 자민총무 사표설제도개선/정부 묵묵부답에 야 의원 집단퇴장도추곡가/지역 민원사업싸고 밥그릇싸움 추태예결위정기국회 회기를 1주일 남긴 국회는 11일 전방위 난항으로 막바지 진통을 겪었다. 예결위에서는 추곡가문제가, 제도개선특위는 연좌제폐지 경과규정 등을 둘러싼 여야간 이견 때문에 파행이 거듭됐다. 이에 따라 예결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가 몇차례 순연됐으며 결국 본회의는 자동유회됐다.
여기에다 신한국당이 김영삼 대통령과 이홍구 대표의 청와대 주례회동뒤 국회에서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갖고 기존 입장을 고수키로 결정, 가뜩이나 굳은 분위기가 더욱 경색됐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연좌제 폐지합의가 과거의 법적인 책임까지 면제해주는 것이 되어선 안된다』며 야당측의 경과규정 삭제요구를 정면반박했다.
▷제도개선특위◁
조문화작업을 위해 이날 상오 속개된 정치관계법 소위원회는 여야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연좌제폐지 경과규정 삭제는 당초 여야 3당총무 합의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특히 신한국당과 자민련간에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자민련은 선거사무장이나 회계책임자가 선거범죄로 징역형을 받을 경우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는 연좌제 조항을 이번 개정안에서 삭제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 규정에 대한 경과조항조차 두어선 안된다고 요구했다. 반면 신한국당은 『경과조항을 두지 않을 경우 현재 기소된 현역의원까지 구제하는 결과를 낳게 되므로 공명선거의지가 퇴색됨은 물론 국민의 법감정에도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이에따라 신한국당 서청원,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 총무가 김수한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긴급회동을 갖고 절충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서총무와 이총무간에 이견만 확인한 채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이총무가 잠적했다. 자민련 관계자는 『이총무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뿐 아니라 당지도부에 불만을 품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총무는 경과조항 삭제를 관철시키지 못한데 대해 당지도부가 『그것도 못 얻어내면서 제도개선협상을 타결지었느냐』는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무는 당지도부의 무리한 요구와 타당 총무들의 비협조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사표카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추곡수매가◁
추곡수매가를 둘러싼 공방으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물론 농림해양수산위도 가다서기를 반복했다. 계수조정소위는 전날 밤 추곡가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를 다녀온 한승수 경제부총리가 정부의 최종인상안을 내놓지 않은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야당의원들이 집단퇴장하는 등 파행이 거듭됐다. 그 후 추곡수매가 문제를 농림해양수산위로 넘기기로 합의, 계수조정소위는 예산삭감과 항목조정작업을 속개했으나 신한국당의 3%인상안 지지와 야권의 최소 4%인상요구가 맞서다 가까스로 4%선에서 의견접근을 보았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신한국당이 1천억원 순삭감을 주장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2천억∼3천억원의 순삭감을 요구해 진통을 겪다 2천억 삭감 수정안에 잠정합의했다. 이 와중에 지역구 민원사업을 챙기려는 여야의원들의 밥그릇 싸움까지 벌어지는 추태가 재연됐다.<홍희곤·홍윤오 기자>홍희곤·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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